싱가포르서 사흘간 개최…美 국방장관, 마크롱 등 40여개국 550명 참석
남중국해 분쟁·우크라 전쟁 등 논의…中 국방부장 불참 전망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참석한 2024년 샹그릴라 대화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판매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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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국 안보 수장들이 집결하는 '아시아 안보회의'가 30일 싱가포르에서 개막한다.
아시아 안보회의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2002년부터 매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최돼 '샹그릴라 대화'로도 불린다.
다음 달 1일까지 사흘간 이어지는 올해 행사는 아시아와 유럽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안보 정책,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남중국해를 비롯한 해양 분쟁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화한 우크라이나 전쟁, 최근 발생한 인도·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 등도 주요 의제로 꼽힌다.
첫날 개막 기조연설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맡아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 과제에 대한 관점과 전략을 소개한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31일 '인도·태평양 안보를 위한 미국의 새로운 포부'라는 제목으로 연설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미국의 안보 보장에 대한 동맹국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미국의 방위 정책 방향에 이목이 쏠린다.
헤그세스 장관은 싱가포르로 출국하며 취재진에 "중국의 야심이 커졌다"며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 등의 동맹과 협력함으로써 힘을 통해 평화와 억지력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올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 등이 연사로 나선다.
이번 회의에는 국방장관과 고위 관료, 안보 전문가 등 40여개국 약 550명이 참석할 것으로 주최 측은 예상했다.
행사 기간에는 공식 일정과 별도로 참가국 간 다양한 양자·다자 회담이 열린다.
샹그릴라 대화는 특히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 등 각종 안보 현안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중국 국방 수장의 대면 기회로 주목받아왔다.
다만 올해는 양국 국방장관 대화 성사가 불투명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0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국제 사회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이미지를 부각해왔다.
둥쥔 국방부장이 불참하면 중국의 영향력 확대 전략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에 미국은 이를 활용해 중국 견제 목소리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의 싱가포르 체류 기간 아시아 국가들과 3자 또는 다자 회의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일본·호주·필리핀 4개국 국방장관 회의 개최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샹그릴라 대화에는 매년 한국 국방장관도 참석해 왔으나 대선 등 국내 정치 일정을 고려해 김선호 장관 직무대행(차관)이 불참하고 조창래 국방정책실장이 대표로 참가한다.
미일 등과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지 않는 대신 조 실장이 미국 상·하원의원단, 일본 방위정책국장, 캐나다 국방차관, 폴란드 국방차관 등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국방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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