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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학으로 英 최초 박사학위 딴 그녀가 들려주는 시계 이야기
입력 2025.05.15 02:32수정 2025.05.15 02:32조회수 0댓글0

우아한 똑딱임에 담긴 공학적 기적…신간 '시계의 시간'


시계에 담아내는 장인정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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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컴퓨터로 디자인을 입력하고 소프트웨어로 기계를 제어해서 대부분의 제작 공정을 대신할 수 있는 건 우리 주변에 무수히 많다. 그중의 하나가 시계다. 스마트시계는 시간뿐 아니라 우리의 심박수를 체크하고, 적절한 수면 시간을 알려주며 운동 거리를 측정해 준다. 하지만 여전히 전통적 방식으로 시계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수천 수백개의 부품이 어디 가야 할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이들. 바로 시계 제작자들이다. 이들은 부품 전체를 해부해 하나하나의 기능을 살펴 수백 년 동안 멈추어 있던 시계를 되살려 내기도 한다.

"몇 년, 심지어 몇백년 동안 멈춰 있었던 물건이 다시 깨어나 돌아가는 소리를 듣는 것에 견줄만한 경험은 찾아보기 힘들다."

영국의 시계 제작자 레베카 스트러더스의 말이다. 스트러더스는 2017년 영국 역사상 최초로 시계학 박사 학위를 받은 시계 제작자다. 게다가 남성들이 장악한 업계에서 드문 여성이기도 하다. 그녀는 2021년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수여하는 '헤리티지 크래프츠 어워드'(Heritage Crafts award)를 받기도 했다.

빈티지 시계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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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병리학에 매료됐던 그녀는 시계 제작으로 방향을 틀었다. 시계 제작자는 쌀 한 톨보다 더 작은 영역에 초점을 맞출 때가 많지만, 시계학의 영감은 우주 전체에서 올 정도로 거대하다는 점이 그녀를 시계의 세계로 이끌었다고 한다.

"엄지손톱 정도 크기지만, 그 작은 세상이 내 온 마음과 영혼을 집어삼킨다…시계는 공학적 기적의 산물이다."

새로운 시계를 제작하는 일은 6개월에서 6년까지도 시간이 걸릴 정도로 지난한 작업이다. 많게는 3천개에 달하는 부품의 특성을 모조리 파악해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렇게 제작된 시계는 그레고리력·유대력·천체력·음력을 표시할 수 있고, 시간과 분에 따라 종을 울리는 등 50여가지의 부가 기능도 제공한다.

[생각의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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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시계의 시간'(생각의힘)은 시계 제작자 스트러더스가 들려주는 시계 이야기를 다뤘다. 하염없이 흘러갔던 시간과 그 시간을 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인류의 무던한 발걸음을 책에 담았다.

최초의 측정 장치로 추정되는 4만4천년 전 바비의 종아리뼈, 고대 이집트 유적인 '왕가의 계곡'에서 발견된 해시계, 기원전 427년 플라톤이 발명한 물시계, 9세기 영국 알프레드 대왕의 양초시계를 거쳐 중국의 혼천의와 천문시계, 이슬람의 '코끼리 시계'를 지나 현대의 손목시계까지, 시간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 인류의 도정을 꼼꼼히 소개한다.

저자는 그 과정에서 어떻게 당대 최고의 공학과 예술이 만나 시계가 되었고, 인간이 시간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발전했는지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시계 제작자의 눈"으로 살펴본다. 저자는 시계가 "우아한 똑딱임 속에 인류가 거쳐온 사건들을 품고 있다"고 말한다.

김희정 옮김. 40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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