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조상 뒀다' 증명하면 시민권 내주던 이탈리아, 규정 강화
입력 2025.04.02 02:39수정 2025.04.02 02:39조회수 0댓글0

세계 3위 여권파워 노린 '국적 쇼핑'에 취득 문턱 대폭 상향


로마에서 열린 이탈리아 '공화국의 날' 기념 행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원본프리뷰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이탈리아 출신 조상을 뒀다는 점만 증명하면 무조건 시민권을 주던 이탈리아가 국적 취득 문턱을 대폭 높였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28일 혈통에 따른 시민권 부여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률을 시행했다.

그동안은 이탈리아 왕국이 세워진 시점인 1861년 3월 17일 이래 이탈리아에서 거주하던 조상이 있다는 점만 증명되면 시민권을 부여해 왔다.

새 법률은 이런 조항을 삭제하고 이탈리아인 부모나 조부모가 있어야만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탈리아어 능력 시험 통과도 시민권 부여 조건으로 추가됐다.

혈통에 따른 시민권 신청을 악용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탈리아는 해외 시민권 자문 업체 헨리앤파트너스가 발표하는 지수 기준으로 올해 한국 등과 함께 '여권 파워' 3위에 올랐다.

이는 그만큼 이탈리아 여권 소지자가 무비자로 갈 수 있는 나라가 많다는 의미다.

이를 노리고 시민권을 신청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남미에 사는 이탈리아 이민자의 후손이 유럽이나 미국을 무비자로 방문하기 위해 시민권을 신청하는 식이다.

이탈리아 정부에 따르면 해외에 거주하는 이탈리아 국민은 2014년 460만명에서 지난해 640만명으로 40% 가까이 증가했다. 신규 시민권 취득이 증가분의 상당수를 차지했다.

신청이 급증하자 이탈리아의 행정 업무에까지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주재 이탈리아 영사관이 지난해 처리한 시민권 신청서는 약 3만건으로 1년 전보다 1만건 늘어났고, 브라질 주재 영사관도 6천건 늘어난 2만건을 처리했다.

인력이 부족한 작은 마을에까지 예전의 출생·사망·결혼 기록 요청이 쏟아지자 일부 기관들은 업무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부 장관은 "이탈리아인이 되는 것도, 이를 승인하는 것도 진지한 일"이라며 "마이애미에서 쇼핑하려고 여권을 얻는 게임 같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시민권 취득을 돕는 작은 산업 생태계까지 형성된 터라, 그 종사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시민권 신청 조력 업체를 운영하는 서맨사 윌슨은 "발효된 법률은 정상적인 민주적 절차를 우회한 긴급 조치로 입법됐기 때문에 헌법적으로 약점이 있다"며 이의제기 절차를 밟을 뜻을 밝혔다.

sncwook@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좋아요
0
댓글0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0/300
한일생활정보 한터
엽기떡볶이
치맥킹
mamaron_party
mamaron_kitchen
mamaron_tokyo
한터애드
딤채냉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