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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퇴직연금 쟁탈전 가입자만 피해…노동부는 '강 건너 불구경'?
입력 2025.04.02 02:04수정 2025.04.02 02:04조회수 0댓글0

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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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퇴직연금 시장이 금융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으로 과열되고 있다. 적립금 규모에 따른 수수료 수익 구조 탓에 금융사들은 신규 고객 확보보다는 이미 거액의 퇴직금을 가진 타사 고객을 빼앗는 데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퇴직연금 가입자는 '중도 해지 이율'이라는 덫에 걸려 예상치 못한 손실을 볼 수 있다. 만기 시 약속된 금리보다 훨씬 낮은 중도 해지 이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최근 금리 하락 추세와 맞물려 이런 손실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상황에 대해 퇴직연금 사업자를 감시·감독해야 할 고용노동부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노동부는 연합뉴스 보도(금융사 말만 믿고 옮겼다간 '낭패'…퇴직연금 중도해지 손실 폭탄·2025년 4월 1일) 직후 배포한 보도 설명자료(퇴직연금은 계약 이전 시 가입자에 유의 사항을 적극 안내하고 있습니다)에서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 시행과 '중도 해지 시 이율 안내 및 확인' 절차를 언급하며 문제점을 축소하려 했다.

또한 디폴트옵션에 포함된 원리금보장상품에 한해 중도 해지 이율 80% 보장을 내세우며 모든 문제가 해결된 듯이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면피용'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전문가는 노동부 설명에 대해 "모면용"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실제로 디폴트옵션 상품 내 이전 시에만 80% 보장이 적용될 뿐, 다른 금융사로 계약 이전 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더욱이 디폴트옵션 상품은 현물 이전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이는 노동부가 문제의 핵심을 흐리고 가입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현재 퇴직연금 시장 상황을 보면, 금융사들의 경쟁 심화와 함께 가입자들의 피해 사례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023년 한국소비자원 상담 건수에서도 계약 이전 시 금리 불이익 및 정보 부족 관련 내용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는 금융사들이 가입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계약 이전을 부추긴다는 명백한 증거다.

노동부의 안일한 태도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퇴직연금 제도의 시행 취지는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 보장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선 퇴직연금이 금융사 간 '머니게임'의 장으로 전락해 가입자의 노후자산 확보라는 본래 목적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고용노동부는 안이한 태도를 버리고, 가입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금융사들의 수수료 체계를 운용 성과 연동형으로 전환하고, 중도 해지 이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금융사들이 계약 이전 시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고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시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국민의 노후 자산을 지키는 것은 정부의 기본적인 책무다. 더 이상 '퇴직연금 룰렛 게임'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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