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이스라엘, 가자지구서 집단학살…정당화 못 해"
이스라엘 외무부 "광적인 조직이 내놓은 거짓말 보고서" 반발
가자지구의 무너진 건물 잔해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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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고 국제 인권 단체인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AI)가 5일(현지시간) 주장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 앰네스티는 이날 내놓은 300여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치명적인 공격을 통해 중요 인프라를 파괴하고 식량·의약품 등 원조물품의 전달을 막음으로써 팔레스타인을 고의로 파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 엠네스티는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집단학살(genocide)"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전쟁을 불러온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이나 민간 지역 내 무장 전투원의 존재 등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을 "느리고 계산된 죽음"에 노출시키고 물리적 파괴를 초래했다면서 이는 1951년 제노사이드 협약(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을 파멸로 이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삶의 조건을 악화시켰다면서, 이런 조치에는 주택과 농장, 병원 및 수도 시설 파괴, 대량 대피 명령, 인도주의적 지원 및 기타 필수 서비스 제한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쟁이 시작된 이래 지난 4월까지 15차례의 공습으로 어린이 141명을 포함해 최소 334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면서 이런 공습이 군사적 목표물을 겨냥한 것이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국제 앰네스티는 설명했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해 10월 7일부터 7월 초까지 가자지구에서 행한 이스라엘의 전반적인 행위 패턴을 분석하고 100건 이상의 이스라엘 성명도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다른 동맹국들도 집단학살에 연루될 수 있다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을 촉구했다.
아그네스 칼라마드 국제 앰네스티 국장은 이번 보고서가 국제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면서 "이것은 집단학살이며 이제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미국과 독일 등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는 다른 국가들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을 끝내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외무부는 성명에서 "개탄스럽고 광적인 조직인 국제 앰네스티가 다시 한번 완전한 거짓이며 거짓말에 근거한 조작된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스라엘을 전멸시키겠다고 공언한 하마스가 전쟁을 불러온 대량학살 공격을 자행했다면서 이스라엘은 국제법에 따라 스스로를 방어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집단학살 혐의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제기된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전 국방장관의 전쟁범죄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과 독일을 포함한 주요 동맹국들도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다른 무장 세력과 함께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공격해 민간인 1천200여명을 살해하고 250명을 인질로 잡았다.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지금까지 4만4천5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230만명에 이르는 가자지구 인구의 90% 정도가 난민 생활을 경험했다고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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