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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분노의 방화범'…4명 중 1명꼴 60대 이상
입력 2026.10.25 07:21수정 2026.10.25 07:21조회수 0댓글0

방화 줄었는데…고령화 함께 60대 이상 검거 늘어
전문가 "고령층, 사고방식 굳어지며 원한 커지고 과도한 불만"


화마의 흔적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화재가 발생한 서울 역삼동 신명빌딩 앞에서 21일 한 시민이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6.10.21 sa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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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지은 정지수 기자 = 최근 3년간 방화 범죄는 줄었지만, 범인으로 60대 이상 고령층이 검거된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특허 법인에 "사기당했다"는 주장과 함께 뒤틀린 분노로 역삼동 빌딩 두 곳에 불을 지른 70대 남성과 같은 방화범이 늘어나는 추세다.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화 범죄 검거 인원 중 61세 이상인 피의자 비중은 2023년 18.9%(207명)에서 2025년 24.9%(224명)로 6.0%포인트 증가했다.

방화 범죄 발생 건수는 2023년 1천203건, 2024년 1천15건, 2025년 927건으로 줄었는데, 검거 인원 중 60대 이상 방화범과 그 비중은 되레 늘어난 것이다.

방화 검거 인원도 2023년 1천94명, 2024년 962명, 2025년 898명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1∼9월까지 방화 발생 건수는 699건, 검거 인원은 64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해 당사자 간의 대인 갈등으로 인해 방화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는 전체의 15.9%에 달했다.

그 외 요인으로는 기타(41.9%), 부주의·과실(16.2%), 제3자 대상 분풀이(4.9%), 정신이상(7.6%), 사회에 대한 적대감(1.9%) 등이 있었다.

2023∼2025년 방화 범죄 검거 인원과 61세 이상 비중

[연합뉴스 인포그래픽 생성기 제작.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실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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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분풀이나 대인 갈등을 이유로 중·장년층이 방화를 저지르는 사건이 잦아지고 있다.

역삼동 빌딩에 불을 지른 70대는 4년 전에도 같은 특허법인 사무실을 찾아가 직원의 신체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려 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지난 7월에는 경북 경산에서 70대가 평소 갈등을 겪던 관리사무소에 보복 목적으로 불을 질러 피의자를 포함한 5명이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다.

지난해 7월 서울 중구에서는 인쇄소를 운영하던 60대가 동업자와 다툰 뒤 불을 질러 피해자가 숨졌다. 같은 해 5월에는 이혼소송에서 패소한 데 앙심을 품은 60대가 운행 중인 지하철 5호선 열차에 불을 질렀다.

2024년 9월 충북 청주의 한 여관에서는 주인이 짐을 빼라고 하자 화가 난 50대가 불을 질러 3명이 숨졌다.

영장심사 출석하는 역삼 방화 피의자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 불을 질러 20명 가까이 다치게 한 피의자 A씨가 2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6.10.22 jjaec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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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방화범 증가 배경엔 '고령화 사회'와 나이가 듦에 따라 '굳어진 사고방식' 등이 꼽힌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방화뿐 아니라 많은 범죄에서 60대 이상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례와 같이 고령층이 원한을 품고 불을 지르는 경우는 '콜하스 증후군'에 가깝다고도 평가했다.

이 증후군은 불만을 표현하는 것 이상으로 폭력적이고 과도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동 양식을 뜻한다. 독일 소설 '미하엘 콜하스'의 주인공 이름에서 유래했다. 소설 속 주인공은 하급 귀족에게 말 두 마리를 빼앗긴 뒤 군대를 결성해 마을을 공격하고 하인들을 학살했다.

이 교수는 "상대적으로 60대 이상 노인들이, 사고방식이 굳어져 자신의 원한에 갇혀있는 경우가 많다"며 "원한이 굳어지고 복수 대상 또한 특정인보다 더 확장되는 경우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재범을 막을 수 있는 교화 프로그램과 함께 왜곡된 감정과 불만을 해소하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inde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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