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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호우 한달] ③ 다시 닥칠 폭우…복구 넘어 '재난 대비' 체제로(끝)
입력 2026.09.16 12:34수정 2026.09.16 12:34조회수 0댓글0

창원·산청에 거제·통영까지 3년째 관측기록 경신…"극한호우 어디든 발생"
전문가 "과거 기준 시설로 대응 한계…위험지역 관리·대피체계 바꿔야"


[※ 편집자 주 = 광복절 연휴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경남 거제와 통영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도시 곳곳을 할퀸 수마에 주민들은 터전을 잃었고, 지역을 상징하는 시설도 막대한 피해를 봤습니다. 두 지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주민들은 아직 완전 복구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극한호우 한 달을 맞아 거제와 통영의 피해를 되짚어 보고, 재난 대응책을 살펴보는 기사를 3회에 걸쳐 송고합니다.]

(거제·통영=연합뉴스) 정종호 박영민 기자 = 지난달 17일 경남 거제에는 한 시간에 124.5㎜의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통계적으로 200년에 한 번꼴로 나타날 강도의 비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를 200년에 한 번뿐인 예외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2024년 창원, 지난해 산청에 이어 올해 거제·통영까지 경남에서는 3년 연속 관측기록을 새로 쓴 폭우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과거에는 드물었던 극한호우가 반복되면서 기존 시설과 재난 대응체계만으로는 피해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피해 시설을 원상 복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습 침수지역과 산사태 위험지역을 선제 보강하고, 주민 대피체계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거제 집중호우…도로 범람

지난달 17일 오후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차도가 범람하고 있다. 2026.8.17 ima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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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산청→거제·통영…'100년에 한 번' 폭우 잇따라

16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2024년 9월 20∼21일 창원에는 529.4㎜의 비가 내렸다.

당시 21일 하루에만 397.7㎜가 쏟아졌고,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104.9㎜를 기록했다. 일강수량과 시간당 강수량 모두 당시 창원 관측 이래 최고치였다.

통계적으로 100년에 한 번꼴로 내릴 수준의 비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7월에는 산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7월 16일부터 20일까지 산청 시천면에는 793.5㎜가 내렸고, 17일 단성면에서는 한 시간에 101.0㎜의 비가 쏟아졌다. 이 폭우로 산청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1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올해는 거제와 통영이 기존 관측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15일부터 18일까지 거제에는 968.1㎜, 통영에는 778.7㎜의 비가 내렸다. 두 지역 모두 나흘간 내린 비가 평년 여름철 전체 강수량을 웃돌았다.

특히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거제 124.5㎜, 통영 97.4㎜에 달했다.

기상청은 각각 통계적으로 200년과 100년에 한 번꼴로 나타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거제 기록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지난달 30일 전남 보성군에서는 한 시간에 124.6㎜의 비가 내려 거제의 기록을 넘어섰다.

기상전문가인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태풍이나 약화한 열대저압부가 전선과 맞물려 많은 수증기를 끌어들이면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쏟아질 수 있다"며 "이런 형태의 집중호우는 최근 일본 나고야 등에서도 나타났고, 현재 국내 어느 지역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 경남 거제·통영 일강수량 주요 기록

지난달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경남 남해안 일원에는 이날 새벽 기록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거제에는 17일 오전 1시 32분부터 1시간 동안 124.5㎜의 극한호우가 쏟아졌다. 통영에는 오전 5시 11분부터 1시간 동안 97.4㎜의 비가 내렸다.

◇ "과거 강우량 기준 시설로는 한계…취약지역부터 보강해야"

전문가들은 극한호우의 발생 시점과 지역을 정확히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사전 대비를 통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과거 강우량을 기준으로 설치된 배수시설을 최근 폭우 강도에 맞게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우창 경남대 재난안전건설학과 교수는 "기후변화 이전의 강우량을 토대로 설치한 일부 빗물 배수관로는 최근 폭우 강도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기존 우수관로를 현재 설계 기준에 맞게 정비하고 상습 침수지역을 우선 선별해 보완·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수관로의 위치와 규모, 처리 능력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자체 재난 담당자의 잦은 순환보직과 전문인력 부족도 체계적인 예방 사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재난 담당자가 지역별 위험 요인과 시설 특성을 장기간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번 거제에서 피해가 발생한 곳에는 매립지와 아파트 절개지처럼 집중호우에 취약할 수 있는 지역이 포함됐다"며 "결국 피해를 줄이려면 위험 요인을 사전에 발굴하고 보강하는 데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청군 산사태·호우 피해 현장

2025년 7월 20일 오후 경남 산청군 산청읍 외정마을에서 전날 집중호우와 산사태 영향으로 주택이 파손되고 트럭이 전복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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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보·시설만으론 부족…위험 주거 줄이고 대피시간 벌어야"

기상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고 배수시설을 확충하는 것만으로는 갈수록 강해지는 폭우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지와 하천 주변, 상습 침수지역, 지하·반지하 등 인명피해 위험이 큰 주거지역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대피체계까지 함께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김 교수는 도시지역에는 폭우 때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지하 저류시설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류시설이 침수를 완전히 막지는 못하더라도 물이 차오르는 속도를 늦춰 주민이 대피할 시간을 확보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피체계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위험지역에서는 폭우가 시작되기 전 대피 대상과 이동 수단, 대피 경로를 정하고 주민들이 서로의 대피를 도울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당국에만 의존해 모든 주민을 대피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시설을 통해 대피 시간을 확보하고 주민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지역 단위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더미처럼 쌓인 토사…복구 한창

지난달 21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에서 굴착기를 동원해 집중호우로 밀려든 토사를 치우는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 17일 집중호우로 토사가 유출돼 사상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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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h23@yna.co.kr, ym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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