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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호우 한달] ② 거제·통영 피해 왜 컸나…산사태·침수 취약 드러나
입력 2026.09.16 12:34수정 2026.09.16 12:34조회수 0댓글0

거제지역 산지 70%·매립지 많아 침수 취약 지적…수해는 매년 '반복'
중장비 투입 늦는 통영 섬지역은 복구 장시간 소요…"근본 대책 필요"


[※ 편집자 주 = 광복절 연휴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경남 거제와 통영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도시 곳곳을 할퀸 수마에 주민들은 터전을 잃었고, 지역을 상징하는 시설도 막대한 피해를 봤습니다. 두 지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주민들은 아직 완전 복구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극한호우 한 달을 맞아 거제와 통영의 피해를 되짚어 보고, 재난 대응책을 살펴보는 기사를 3회에 걸쳐 송고합니다.]

(거제·통영=연합뉴스) 정종호 박영민 기자 = 경남 거제와 통영에는 광복절 연휴에 각각 900㎜와 7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비가 짧은 기간 많이 내린 탓에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지만, 호우에 취약한 지역적 특성이 두드러졌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산지와 매립지가 많은 거제에는 주택, 상가, 도로 등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고,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배로 인력과 장비가 오가야 하는 통영 섬지역은 아직 수해 복구가 더딘 상황이다.

거제 산사태 발생 아파트…산비탈 복구 작업

지난달 27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 산비탈에서 수해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6.8.27 ima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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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지 70%에 매립지도 많은 거제…수해는 매년 '반복'

16일 국가통계포털 등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거제시 총면적은 약 403㎢로, 이 가운데 산림(임야) 면적은 약 70%인 약 283㎢에 달한다.

산지가 많은 섬에 주거지가 들어설 땅도 많지 않다 보니 산 또는 산을 깎은 절개지 등 경사지 주변에 아파트를 짓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들 아파트 다수가 산이나 절개지 주변에 세워져 토사 유출이나 산사태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지난달 17일 집중호우에 수분을 잔뜩 머금은 토사가 덮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고가 난 거제시 옥포동 아파트도 절개지 경사면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었다.

2020년 9월에도 이틀간 180㎜ 넘는 비에 거제시 문동동 아파트 주변 절개지에서 토사 수백t이 덮쳐 주민 9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산을 깎아 만든 도로 피해도 매년 반복된다.

이번 호우 피해 당시 경사지 주변에 있는 거제지역 주요 도로 곳곳에 토사가 비에 흘러내려 차량 통행이 한동안 제한됐다.

2023년 7월에는 거제시 장목면 율천리 오션블루 거제휴게소 인근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와 나무가 도로를 덮치기도 했다.

침수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매립지가 비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호우로 물에 잠긴 거제 고현동 상권과 버스터미널 주변 등도 과거에는 바다였지만, 1980년대 매립 사업으로 생겨난 땅이다.

시에 따르면 1980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거제지역 매립지는 335만㎡ 이상으로 알려졌다. 일부 누락된 기록도 있을 수 있어 실질적인 매립지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최근 바다를 메워 만든 매립지와 주변에 있는 기존 매립지 땅의 높이 차이로 침수 피해가 더 커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을 지낸 권순옥 전 거제시의원은 "현 피해지역은 1차 매립지인데 이후 바다 쪽 2차 매립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기존 섬 형태의 지형을 육지와 연결하면서 물 흐름이 달라졌고, 기존 지역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물이 고이는 구조가 됐다"며 "차수벽이나 대용량 배수펌프 등 충분한 배수 대책이 마련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거제수협 인근부터 여객터미널 방면까지 기존 시가지가 상대적으로 움푹 들어간 형태여서 폭우가 내리면 물이 모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거제 산사태, 차량 파손

지난달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차량이 파손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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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해에도 육지와 떨어져 복구 어려운 통영 섬…유인섬만 40여개

40여개 유인섬이 있는 통영은 수해에 따른 상흔이 오래가고 있다.

특히 육지와 떨어져 수해가 나면 장비를 원활히 공급받을 수 없는 섬 지역은 복구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주민 다수가 고령이어서 더욱 더딜 수밖에 없다.

자원봉사자와 지자체 등 도움으로 피해가 컸던 한산도와 산양읍 도서 지역에 대한 응급복구는 완료됐지만, 사유시설은 주민이 스스로 복구해야 한다.

통영 산양읍 당포항에서 뱃길로 10분가량 떨어진 곤리도는 이번 호우에 토사가 내려앉아 매몰사고가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봤다.

그러나 섬인 탓에 중장비를 투입하려고 해도 차도선을 이용해야 해 육지보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수해가 난 지 5∼7일이 지난 시점에야 중장비가 섬으로 들어왔다.

이곳에 대한 복구는 아직 진행 중으로, 피해를 본 주민들은 대피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역시 응급복구는 최근 끝났으나, 주민들이 주도하는 비탈면 또는 배수로 공사 등 완전한 복구 계획은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았다.

일상 복귀가 답보상태에 빠지자 섬 주민들은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곤리도 천문섭 이장(58)은 "섬 지역은 복구 시작 시점 자체가 늦었다"며 "섬도 주민들이 생활하는 주거지역인 만큼 육지와 비슷한 시기에 장비와 인력이 투입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집중호우에 침수 피해 본 거제 신발가게

지난달 18일 오전 경남 거제시 고현동 한 신발가게에서 가게 주인이 광복절 연휴 기간 내린 집중호우로 발생한 침수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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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의회 "침수 위험도 관리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해야"

극한호우에 막대한 피해가 나자 지방의회에서는 최근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거제시의회 국민의힘 김동수 의원은 지난 9일 제265회 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공동주택 핵심 설비와 침수 방지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공동주택별 침수 위험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침수 방지시설 설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공동주택 개발·건축 단계부터 침수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통영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정광호 의원도 최근 제247회 시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 "미륵도와 한산도를 비롯한 산사태 취약지역을 전수 점검하고, 사방댐 설치와 계류보전, 산사태 예방 숲 가꾸기를 시정 우선 과제로 지정하고 예산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영 곤리도 산사태로 60대 여성 매몰…1시간 30분 만에 구조

지난달 17일 경남 남부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매몰된 60대 여성이 해경과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사진은 구조 현장. [통영해양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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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h23@yna.co.kr, ym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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