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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발 원유수송 비상…이란 '저항의축' 해협·육로 3각공세
입력 2026.09.12 06:26수정 2026.09.12 06:26조회수 0댓글0

이라크발 드론 공격…'호르무즈 우회로' 동서 파이프라인 중단
후티 '홍해 길목' 파죽지세 장악…양대 바닷길 경색에 유가 장중 110달러까지
9·11 25주기에 트럼프 "이란, 최대 테러 지원국"…이란 "미국이야말로 악마"


사우디 동서 파이프라인을 찍은 위성사진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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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송망이 잇따라 흔들리면서 중동발 '에너지 대란'이 닥칠지 갈림길에 서게 됐다.

사우디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우회해 대체 수송망을 가동해왔으나 홍해로 이어지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후티 반군의 파상 공세에 이어 핵심 육상 수송로인 동서 파이프라인까지 피격되는 3중 압박에 직면했다.

국제유가는 한때 배럴당 110달러까지 치솟으며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사우디 리야드·메디나 지역을 겨냥한 드론 공격이 발생해 핵심 송유관인 동서 파이프라인의 가동이 이날 중단됐다.

동서 파이프라인은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질러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이어지는 약 1천200㎞ 길이의 송유관이다. 사우디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후 하루 약 500만 배럴의 원유를 이 경로로 우회 수송해왔다.

이는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4∼5%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드론은 이라크에서 발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라크 총리실은 12일 0시를 넘긴 시각 해당 드론이 자국 영토에서 발사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와 관련해 군 지휘관 1명을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라크는 또 이란과의 접경 지역인 샬람체 국경 검문소를 폐쇄하고 공격 배후를 추적하기 위한 작전에 착수했다.

이번에 해임된 지휘관이 작전을 총괄해온 이라크 남부 마이산주는 이란과 국경을 맞댄 곳으로, 특히 친이란 시아파 세력의 주요 근거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사우디 외무부는 이라크 정부의 요청에 따라 당장은 보복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사우디발 원유 수출은 한층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해양정보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달 사우디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320만배럴에 그치면서 이미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쟁 전 하루 수출 규모(약 700만 배럴)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동서 파이프라인까지 가로막히면서 사우디의 원유 수출 여력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멘 후티 반군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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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공격은 이란 '저항의 축'의 핵심인 후티 예멘 반군이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주요 요충지를 빠르게 장악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후티는 홍해 연안의 주요 항구인 모카를 장악한 지 하루 만인 이날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전략적 요충지인 페림섬까지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윤섬으로도 불리는 페림섬은 바브엘만데브 해협 한가운데 자리해 해협의 물길을 나누는 전략 거점이다. AFP는 예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후티가 예멘 측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에 대한 통제권을 사실상 확보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완전히 장악할 경우 사우디는 동쪽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서쪽 홍해로 향하는 원유 수송로까지 가로막히게 된다.

이란 입장에서도 후티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은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줄어들면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미국과 사우디를 압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 핵심 지역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이란이 직접 작전을 지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는 예멘 정부와 이란 측 소식통을 인용해 후티 반군이 10일 모카로 진격하는 과정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의 직접적인 지휘를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은 후티를 '동맹 세력'이라 부르면서도 '대리 세력'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사우디는 미국에 직접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최소 두 차례 전화해 후티와의 전투를 위한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미국은 일단 빈살만 왕세자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력을 집중한 상황에서 후티와의 새로운 전선을 만들지 않겠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도 최근 후티 반군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을 주시하며 사우디 및 예멘 정부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전황에 따라 미국과 이란은 물론, 사우디와 이라크까지 충돌에 휘말리며 중동 전쟁이 한층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아 불타는 사우디 지원 병력 트럭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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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은 이날도 날 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9·11 테러 25주년 추모식에서 이란을 "세계 최대의 테러 지원국"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 미군의 오폭으로 이란 남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182명이 숨진 사건을 언급하며 "(아이들을 공격한) 바로 그 악마들"이 이란을 비난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시장의 불안도 다시 커지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한때 배럴당 약 110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 서민 물가와 직결된 디젤유 가격도 갤런당 평균 6.06달러로 뛰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디젤유 가격은 전쟁 발발 이후 60% 넘게 올랐으며,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도 전쟁 이후 44%가량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물가 상승 압력도 키우고 있다. 디젤유와 휘발유 가격 상승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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