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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사람들] ⑤ 실종 성인은 무조건 '가출인'?…사건 심각성 축소 우려
입력 2026.08.26 05:21수정 2026.08.26 05:21조회수 0댓글0

가출인 신고 7만건 중 발생동기 보니, 가정문제 9천건·자살의심 8천여건


실종 사유

[AI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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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실종된 성인은 아동이나 장애인·치매 환자와 달리 일차적으로 '가출인'으로 규정된다.

그러나 용어의 겉뜻과 달리 실제 이들의 실종 배경엔 가정 문제, 자살 의심, 정신질환 등 복잡한 원인이 있다.

'가출인'이라는 용어 자체가 사건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축소하고 경찰의 강제 수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동국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이건우 학생의 '실종성인 보호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석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경찰청 정보공개청구 결과 2024년 접수된 가출인 신고는 총 7만1천854건이었다.

실종아동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경찰청 예규)은 가출인을 '신고 당시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만 18세 이상의 사람'이라고 규정한다.

가출인 발생 동기를 살펴보니 '가정문제'가 9천건, '자살의심'이 8천745건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정신질환(1천291건), 이성문제(1천29건), 보호자 이탈(1천6건), 구직문제(566건)가 뒤를 이었다. 상습가출은 509건을 차지했다.

법령상 실종 아동의 발생 사유가 '약취·유인·유기·사고·가출·길 잃음' 등 크게 6가지로 분류되는 것과는 달리 성인은 발생 사유가 12가지에 이른다.

상위권 항목 외에도 교우관계, 진학문제, 종교, 치매, 유기 등 자발적·비자발적 사유들이 혼재한다.

이는 아동과 달리 성인은 인간관계가 복잡하고 생활 반경이 넓어 실종 사유를 단순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호자 신고 당시 특별한 이유 없이 연락 두절 후 미귀가'한 경우를 말하는 '기타' 사유가 전체 사건의 68%(4만9천172건)에 달하는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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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사건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가출인' 표현을 손보고 실종 사유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가출은 스스로 집을 나가서 기존의 사회관계를 이탈하는 것을 말하는데 '유기'나 '치매' 등 항목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특히 비중이 높은 '자살의심'의 경우 '자살위험자' 등으로 바꿔 표현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실종자를 찾아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는 '기타' 항목을 제대로 규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성인 실종자를 통틀어 '가출인'으로 부르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부적으로 사유를 분류해야 수사의 골든타임을 사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정신질환' 등 항목은 본인 의지와 관련이 없을 수 있다"며 "가출인을 '정신 이상형', '주거 이탈자', '가정 불화 가출' 등 사유별로 구체적으로 분류해 표현함으로써 경찰이 즉각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종 아동과 성인을 모두 포괄하는 통합적인 실종 매뉴얼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윤호 교수는 "현재는 실종아동법만 있는데 법의 적용 대상을 아동으로 제한하지 말고 '실종사건특별법' 등으로 통합하고, 그 안에서 아동·장애인 등 대상별 대응 방안이나 규정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는 연령이 아닌 범죄 연루 가능성 등 실질적 위험도에 따라 실종자를 '일반행방불명자', '특이행방불명자'로 분류해 수사한다. 특이행방불명자에 대해선 즉각적인 수색과 DNA(유전자) 감정 등이 이뤄진다.

미국의 일부 주들도 상해나 사망 위험성을 따져 고위험 실종자를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석달 만에 실종자 집중 수색 나선 경찰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실종신고 허위 종결 등 부실 대응 속에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장미란씨를 찾기 위해 20일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에서 경찰이 집중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2026.8.20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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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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