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대비 운송 거리 36% 단축…미국 등 관련국과 막판 조율
(부산=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정부의 국정과제인 북극항로 활성화를 위한 첫걸음이 될 시범 운항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 진영의 제재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만 해소되면 북극해를 향한 한국의 첫 컨테이너선이 예정대로 이달 말 부산에서 출항할 전망이다.

[그래픽] 북극항로 개요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북극항로의 운항 거리 단축 효과
yoon2@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 9부 능선 넘은 시범 운항 준비…지정학 리스크 해소가 관건
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북극항로 시범 운항 준비작업은 막바지 단계에 도달했다.
북극항로 시범 운항은 이달 말 부산항에서 출발해 러시아 쪽 북극해를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 컨테이너선을 운항하는 사업으로, 왕복에 40∼45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한 범정부 조직인 북극항로 추진본부는 시범 운항 사업자로 부산에 거점을 둔 선사 팬스타라인닷컴을 선정하고 시범 운항에 투입될 선박도 확정했다.
시범 운항 준비작업의 9부 능선을 넘은 현재, 지정학적 리스크가 마지막 관문으로 대두한 상황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내에서 북극항로 진출 논의의 초기부터 거론됐다. 북극항로가 대부분 러시아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해 러시아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선박이 러시아 쪽 북극항로에 진입할 경우 항로 안내와 기상 정보 등의 서비스를 러시아 측으로부터 제공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는 규모가 작긴 해도 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
제재 대상국과 거래한 기관 등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위험도 있는 만큼, 이를 예방하기 위해 미국 등 서방 진영과의 사전 조율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관련국과 막바지 조율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정학적 리스크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국제 정세 변화는 녹록지 않다.
미국 의회에는 대러 제재 법안이 계류 중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세상을 떠난 최측근이자 대(對)러시아 강경파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유지를 따라 이 법안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에는 이란 상선이 카스피해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으면서 중동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았다.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 구도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부산항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북극항로 시범 운항 출발지인 부산항. 2026.7.15 sbkang@yna.co.kr
원본프리뷰
◇ 22일 출항 목표…화물도 모집 중
지정학적 리스크를 제외하면 북극항로 시범 운항을 위한 준비작업은 대부분 마무리 단계다.
시범 운항 사업자로 선정된 팬스타는 이달 22일 출항을 목표로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시범 운항에 투입될 선박은 2천7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으로 확정됐다.
부산에서 출항해 로테르담까지 갔다가 복귀하면서 독일 함부르크와 폴란드 그단스크에 기항한다는 운항 스케줄도 세웠고, 용선을 위한 선박 금융 관련 협의도 마무리 단계로 알려졌다.
화주들로부터 화물을 모집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정부는 수요 조사 등을 토대로 시범 운항 컨테이너선에 1천300TEU의 화물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팬스타는 최근 화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개최했다.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는 일본 화주들도 적지 않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항로 시대가 열릴 경우 일본 항만보다 부산항을 이용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극항로는 기후 변화로 북극해 해빙이 빠르게 녹으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신항로로 주목받고 있다.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부산과 로테르담의 거리는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기존 항로보다 약 8천㎞(36%)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
중동 전쟁을 계기로 기존 항로의 위험이 커지면서 대체 항로로서 북극항로의 잠재적 가치는 높아지는 양상이다. 북극항로를 활성화하면 에너지 공급망도 다변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도 북극항로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극항로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한 중국은 지난해만 이곳에서 29차례 운항했다.
ljglory@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