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머니톡스] 대주주의 결자해지…재벌기업 총수와 김병주 MBK 회장
입력 2026.06.25 01:52수정 2026.06.25 01:52조회수 0댓글0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선임기자 =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가혹했다. 잘나가던 대기업들이 잇따라 쓰러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박삼구 회장 일가는 채권단에 금호타이어 등 계열사 지분과 사재를 담보와 출연 형태로 내놨고, '차등 감자'로 박 회장은 경영권을 잃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그룹이 부실에 빠지자 이를 숨기고 막바지까지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준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대주주 일가의 개인 자산을 압류해 피해자 배상 재원으로 돌렸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던 강덕수 회장이 경영한 STX그룹은 조선·해운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침몰했다. 채권단이 부실 경영의 책임을 물어 대주주 지분을 무상 감자해 강 회장은 한 푼의 지분가치도 건지지 못하고 경영권을 박탈당한 데 이어,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국내 1위 국적 해운사이던 한진해운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분리 매각됐다. 경영자인 최은영 전 회장은 부실사태 초기 유한책임을 주장하며 버티다가 고용 대란과 물류 마비 등으로 기업 상황이 더 나빠지자 뒤늦게 사재를 출연했다.

김병주 회장 구속영장 재청구 촉구하는 피해자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연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의 구속영장 재청구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6.1.27 ksm7976@yna.co.kr

원본프리뷰

# 자본시장의 역사는 기업이 부실해지면 대주주가 책임을 회피하도록 두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시장의 신뢰를 저버린 대주주들은 무상감자와 사재 출연, 형사 처벌에 이르기까지 뼈 아픈 부실경영 책임을 졌다. 과거 재벌 총수들이나 기업가들이 법정관리(회생절차)라는 막다른 골목에서 사재를 털고 지분을 소각당한 것은 법을 몰라서가 아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업이 청산되고 자신의 평판이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더 가혹한 사법적 단죄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유한책임을 주장하며 버티다가 적기를 놓치면 기업과 대주주의 파멸만 가속할 뿐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뼈아픈 사례들이 여럿 있다.

# MBK파트너스는 2015년 인수한 홈플러스를 10여년 간 경영하다가 지난해 3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1년 이상 MBK와 김병주 회장은 재벌기업·총수와는 다르다며, "할 만큼 했다"는 유한책임을 앞세우며 사태를 비껴가려 했다. 그러나 국민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과 부실 경영의 인과관계를 놓고 본다면 이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

사모펀드의 투자자(LP)는 투자 손실을 보면 끝나지만, MBK처럼 펀드를 굴리는 업무집행사원(GP)은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과 채무에 대한 책임이 있다. MBK가 상법과 자본시장법상 선량한 관리자로서 수익자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선관주의와 충실 의무를 진다는 것, 그리고 서슬 퍼런 금융당국의 감독권 앞에 놓여 있다는 것은 다른 대주주들과 다르지 않다.


원본프리뷰

# 자본시장에서 경영 실패의 일차적 책임은 대주주에 있다. 대주주는 '결자해지'(結者解之)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MBK와 김병주 회장은 과연 얼마나 진정성 있게 책임을 이행했는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홈플러스 문제를 정치권이나 정부에만 기댈 생각을 하지 말고, 시장에서 대주주로서의 책임경영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대주주가 먼저 지갑을 열고 진정성을 보일 때, 채권단도 신규자금 매칭이나 채무 조정이라는 카드로 화답하는 것이 회생 절차의 정석이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겠다"는 태도는 글로벌 사모펀드라는 MBK의 이름값에 걸맞지 않다.

현재 홈플러스 뒤에는 생계를 위협받는 수만 명의 직원과 협력업체들이 있다. MBK와 김병주 회장의 목전에는 부실경영 대주주들이 피하지 못했던 '책임 이행'의 칼날이 겨눠져 있다. 김 회장은 자본시장에서 평판이 생명인 사모펀드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감당할 건지 냉정하게 고민해야 한다.

indig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좋아요
0
댓글0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0/300
한일생활정보 한터
딤채냉장고
한터애드
디지털 드로잉 수강생 모집
에어컨냉동설비
3・8 インテリア
냥스튜디오
미라이덴탈클리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