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경찰·고용노동부도 합동 점검…강제 노동 여부 조사
대미수출 영향…전남도·해수부, 3자기관 조사 의뢰, 철회 요청
[※ 편집자 주 = 전남의 한 염전 업주가 장애가 있는 노동자를 폭행·감금하는 일이 또 발생했습니다. 염전 노동자 착취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이후 그동안 현장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이 이어졌지만, 여전히 염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 인권 유린에 노출돼 있습니다. 전남도와 해양수산부는 인권 착취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염전을 찾아 전수조사에 착수하는 등 근무환경 개선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3꼭지로 나눠 염전 노동차 착취 현실과 당국의 대책 등을 조명합니다.]

염전 작업 모습
[연합뉴스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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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지역 염전에서 노동자 인권을 착취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자 전남도와 유관기관이 전수조사와 합동조사에 착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잊을만하면 염전 노동자 착취 사건이 발생하자 해수부와 전남도 등은 지역 전체 염전을 모두 현장 조사하기로 했다.
'염전 노동자 착취'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정부 당국의 노력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염전 714곳 전수조사…노동자 등록 안 된 곳도 점검
25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22부터 일선 지자체와 합동으로 염전 714곳에 대해 염전 노동자 인권 유린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염전 업주를 대상으로 종사자 현황을 비롯해 근로계약 체결 및 급여 수준, 장애 여부, 협박, 폭행 등과 함께 강제노동 여부 등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현장 점검을 통해 급여가 매월 지급되고 있는지, 통장은 근로자 본인이 직접 관리하는지 등을 점검 중이다.
염전 근로자의 장애 정도와 장애 수당 수령 여부, 고용주와 동반 거주·식사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현장 면접을 통해 고용주로부터 언어 및 신체 폭행, 협박, 강제 노동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전남도는 강제노동이 확인되거나 의심될 경우 근로기준법 등에 따라 경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전남도의 전수조사와 별개로 해양수산부·경찰청·고용노동부 등 유관기관도 합동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조사에 앞서 해수부 관계자가 이날 염전 현장을 방문해 사전 협의를 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지난달부터 두 달간 지자체, 대한염업조합, 인권단체 등과 함께 전국 염전을 대상으로 근로자 고용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해남의 한 염전에서 인권 관련 의심 사례를 확인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지난해 전남도가 전남연구원에 의뢰해 염전 49곳에서 일하는 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염전근로자 실태조사 결과에서는 사업주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했다는 응답도 나왔다.
신체 폭력이나 따돌림 등은 발생하지 않아 수사 의뢰 등 별도의 조치는 하지 않았고 고용주에게 조의 조치했다.
최근 전남 영광에서 염전 노동자 착취 사례가 발생한 것도 염전 업주가 노동자 근무 사실을 당국에 알리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해수부 전수조사에서는 당국에 노동자를 신고한 염전을 대상으로만 전수조사가 이뤄졌다.
소규모 염전은 가족 단위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1곳 당 1∼2명만 고용해 사실상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일각에서는 당국의 조사가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나 급여 지급 명세서 확인 등 서류 점검에 그쳐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피해를 본 노동자의 진술이나 주변 목격자의 신고가 필요하지만, 대부분 염전이 섬에 떨어져 있어 외부로 드러나기 힘든 점도 원인이다.
손상용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 운영위원장도 "노동자가 스스로 피해 사실을 드러내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행정기관이 더 적극적으로 현장을 들여다봐야 한다"며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를 보호하고, 인권침해 방지책을 강화하지 않으면 비슷한 사건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미 수출 영향은
[연합뉴스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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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 착취 문제, 대미 수출에도 영향…전남도 '강제노동' 무관 입증 노력
염전 노동자 착취 문제는 대미 수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일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거래를 막지 못한 60개 경제권에서 들어온 수입품에 다음 달께 10% 또는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염전 노예, 불법 어업 등을 빌미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효과적으로 시행하지 않은 46개 경제권 그룹에 포함돼 12.5% 관세 부과 대상이 됐다.
지난해 4월에는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이 강제노동 정보를 토대로 신안 태평염전에 대한 인도보류명령(WRO·Withhold Release Order)을 발동해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전남도와 해수부 등은 강제 노동과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제3의 기관에 감사를 의뢰해 조사 결과서를 바탕으로 인도보류 명령 철회를 요청할 방침이다.
전남에서는 신안·영광 등 714개 염전에서 해마다 18만9천168t의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이중 수출물량은 지난해 미국 47t(10만9천 달러) 등 일본·말레이시아 등 8개국 105t으로, 아직 생산량에 비해 큰편은 아니다.
전남도 관계자는 "염전은 대부분 소규모로 가족 단위로 운영하고 있는데 일부 업주가 상시 근로자 고용 사실을 알리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근로자 등록을 하지 않은 곳까지 모두 조사해 노동자 인권 유린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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