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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더 숨차면 COPD 의심…'침묵의 질병' 국가검진으로 확인
입력 2026.06.18 04:09수정 2026.06.18 04:09조회수 0댓글0

COPD로 연 317만명 사망…사회적 손실 규모 1조4억원
내년부터 56세·66세, 국가건강검진 '폐기능 검사'로 COPD 확인


폐활량 검사

[질병관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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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유독 빨리 숨이 차는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건국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문지용 교수는 COPD의 대표적인 증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18일 국립보건연구원과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에 따르면 COPD의 증상에는 호흡 곤란, 만성 기침, 가래 등이 있다.

COPD는 흡연 등에 따른 유해한 입자나 가스를 흡입했을 때 발생하는 폐의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과 기류의 제한이 특징인 호흡기 질환이다. 폐포가 망가지고 기관지가 좁아져 공기가 나가는 길이 막힌다. 폐와 기관지가 수년에 걸쳐 서서히 망가지는데, 한 번 나빠진 폐 기능을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과 병의 악화를 막는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 팩트시트에는 전 세계적으로 COPD 환자 2억5천100만명이 있고, 매해 317만명가량이 이 질환 때문에 숨을 거둔다고 나온다.

COPD 설명하는 유광하 건국대병원장

[질병관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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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심각한 병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다.

국내 40대 인구의 COPD 유병률이 3.2%에 그치고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오르는데, 환자 대다수가 숨이 가쁜 증상을 그저 노화 때문으로 생각하고 방치하기 때문이다.

유광하 건국대병원장(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은 "COPD는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지만, 인지도가 매우 낮다"며 "2013∼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40세 이상의 COPD 진단율은 2.3%로, 실제 환자 1천명 중 병을 인지한 사람이 23명뿐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COPD를 방치함으로써 1조4천억원가량의 국가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이 가운데 간병 비용이 40%에 달한다.

유 원장은 "환자 대부분이 고령이기 때문에, COPD에 걸리면 누군가가 곁에 붙어 있어야 한다"며 "간병비 등 간접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건국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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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D는 흡연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국내 COPD는 '남자병'이라고도 한다. 실제 2023년과 2024년 성별 사망 원인에서 COPD를 포함한 '만성하기도질환'이 연달아 남자 8위에 오르기도 했다.

유 원장은 "COPD의 급성 악화로 병원에 입원하면 약 3년 후에 50%가 사망하고, 7년 후에 75%가 숨을 거둔다"며 "질병관리청과 함께 '폐암보다 많이 환자가 사망하는 병'이라고 포스터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자의 12.9%가 흡연과 무관하게 COPD에 걸렸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흡연 외에도 COPD를 일으키는 적지 않은 것이다.

특히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과 인구 고령화에 따라 COPD 환자 수와 질병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 실제 만성하기도질환 사망률은 1989년 9.1%였으나 2019년 12.0%로 상승했다.

이진국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COPD가 흡연에 따른 병이라고 생각하지만, 평생 담배를 피워본 적 없는 이들도 COPD에 걸린다"며 "조산으로 출생했거나 태아일 때 어머니의 흡연, 성장기의 영양 결핍 등도 COPD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외국보다 심한 국내 대기오염 수준, 나쁜 공기를 많이 마실 수밖에 없는 직업 등도 COPD의 원인"이라며 "국내 환자는 30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COPD는 현재 진단도 잘 안되고, 1차 의료기관에서는 COPD 환자 진료를 잘 안 하려고 하시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며 "경증 환자들이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가건강검진 체계를 개선해 폐기능 검사를 일반검진 항목에 포함했다. 이제 56세와 66세가 되면 이 검사를 받게 된다.

56세·66세 검진 대상자는 연간 약 145만명 수준으로, 이 가운데 최소 10%만 COPD로 확진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매년 약 15만명의 신규 환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인 전체 환자 수(약 16만명)와 맞먹는다.

김영열 국립보건연구원 과장은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찾던 과거와 달리, 국가건강검진 도입으로 무증상·초기 상태의 고위험군이 대규모로 발견되는 정책적 모멘텀이 시작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폐기능 검사는 왔다 갔다 하는 공기의 흐름을 보는 게 목적이다.

검사 시 폐활량이 적다면 기관지 확장제(흡입제) 검사를 다시 해 COPD 여부를 판단한다.

FVC(노력성 폐활량) 대비 FEV1(1초간 노력성 호기량)이 70% 미만이면 호흡 시 바람이 잘 안 빠진다는 뜻으로 COPD 확진 판정을 받는다.

문지용 교수는 "COPD는 쉽게 숨이 차는 게 주된 증상"이라며 "그러나 다른 병도 그런 증상이 많기 때문에 폐기능 검사를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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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여기서 더 나아가 한국인의 COPD 아형별 진단 기준과 맞춤형 치료기술 개발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하고, 2030년까지 총 172억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김 과장은 "폐기능 검사로 조기 발견한 환자들을 임상 현장에서 분류할 명확한 표준 프로토콜이 정비되지 않는다면 국가건강검진 도입 효과가 반감할 것"이라며 아형별 진단 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건강검진 신규 편입에 발맞춰 총 5가지 아형을 한국인 데이터로 검증하고 최적화한 맞춤형 치료기준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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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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