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3위·OPS 2위로 리그 정상급 맹활약 "지금 성적, 나도 신기해"
숱한 '역대 최다' 중 가장 애착 가지는 기록은 '타점'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
[촬영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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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옛날 생각만 하면 빨리 은퇴하게 되죠. 저는 변해서 살아남았습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최형우(42)는 '나이를 잊은',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과 같은 수식어가 오히려 모자라게 느껴지는 선수다.
동년배는 물론 수많은 후배까지 이제는 그라운드를 떠나 지도자 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도 최형우는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타자다.
13일까지 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1(133타수 48안타)로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으며, 7홈런(7위), 28타점(8위), OPS(출루율+장타율) 1.058(2위)이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전광판에 찍는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500(34타수 17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두른다.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최형우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40대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KBO리그 최고 타자 자리를 지키는 힘이라고 말했다.

삼성 최형우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5회 초 무사 1루 상황 투수 앞 땅볼 아웃된 삼성 3번 최형우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6.5.10 ima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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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를 잊은 활약…"옛날 생각에 빠지면 은퇴, 끊임없이 변화해야"
운동선수의 신체 능력 저하를 뜻하는 '에이징 커브'는 선수마다 찾아오는 시기가 다르다.
스포츠 과학의 발달로 예전보다는 확실히 늦춰졌지만, 30대를 넘어가면 신체 능력이 저하되는 건 피할 수 없다.
이를 끊임없는 훈련과 경험을 바탕으로 극복해 나가는 것이다.
최형우가 자기 신체 능력 저하를 인정하고 끊임없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도 벌써 5년이 넘게 지났다.
그는 "상황과 순간에 맞춰서 미세하게 계속 바꾼다"고 강조했다.
최형우는 "스윙 스피드도, 반응 속도도 예전과 다르다. 타이밍이 맞았다고 생각하고 배트가 나갔는데, 앞에서 맞아야 할 공이 뒤에서 맞아 파울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파울이 나면 '오늘 또 타이밍이 밀리는구나' 생각하고 타이밍을 좀 더 앞에 두는 등 여러 가지를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4천500루타 최형우 '활짝'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2회 초 2사 주자가 없는 상황 안타로 4천500루타 기록을 달성한 삼성 3번 최형우가 이닝 종료 후 더그아웃에서 활짝 웃고 있다. 2026.5.10 ima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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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과거의 영광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40대 중반으로 향하면서도 불가사의한 성적을 찍는 비결이다.
최형우는 "제일 중요한 건 옛날 것을 자꾸 생각하고 거기에 빠져 있으면 빨리 은퇴하게 된다는 거다.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물론 지금의 성적은 선수 본인에게도 놀랍다.
최형우는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전광판 숫자를 볼 때마다 '내가 십몇 년 전으로 돌아갔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결국 계속 변화를 해왔고, 그런 게 쌓여서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웃었다.
동년배인 40대 팬들에게 대리 만족과 통쾌함을 안겨주고 있다는 말에는 "뿌듯하고, 아직 열심히 잘하고 있다는 것에 고마움과 감사함을 느낀다"면서도 "여기서 더 잘하겠다는 욕심은 부리지 않은 지 오래다. '이 나이까지 야구하는 게 복'이라는 마음이라 욕심이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4천500루타 삼성 최형우 '활짝'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2회 초 2사 주자가 없는 상황 안타로 4천500루타 기록을 달성한 삼성 3번 최형우가 이닝 종료 후 더그아웃에서 활짝 웃고 있다. 2026.5.10 ima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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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심한 '기록의 사나이'…"다른 건 몰라도 타점 기록만큼은 애착"
최형우는 KBO리그의 살아있는 역사다.
현재 안타(2천634개), 2루타(551개), 루타(4천503개), 타점(1천765개) 부문에서 모두 역대 1위를 달린다.
볼넷 역시 1천228개로 역대 두 번째이며, 삼성 구단의 영구 결번이자 '선구의 달인' 양준혁(1천278개)의 1위 기록에 근접하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대기록 앞에서도 최형우는 덤덤했다.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 탓이다.
그는 "내 이름이 1등이라고 해서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잠깐 이름이 올라가 있는 건데 그게 큰 의미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일하게 욕심을 내는 기록이 하나 있다. 바로 '타점'이다.
후배들이 최대한 늦게 깼으면 하는 기록을 묻자 그는 주저 없이 타점을 꼽았다.

최형우, 통산 안타 1위로
(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기록의 사나이' 최형우가 통산 최다 안타의 새 주인이 됐다.
최형우는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4타수 4안타로 맹활약하며 통산 최다 안타 수를 2천623개로 늘려 손아섭(두산 베어스·2천622개)을 밀어내고 통산 최다 안타 1위로 올라섰다. 사진은 이날 경기에서 타격하는 최형우. 2026.5.3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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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는 "타점 하나는 인정한다. 평생을 중심 타자로서 타점 하나만 보고 살아왔으니 아무래도 안 깨지면 좋겠다. 어차피 언젠가는 깨지겠지만, 가장 애착이 많이 간다"고 미소 지었다.
중심 타자이자 해결사로서 그라운드를 누빈 그의 자부심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해결사 외에도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묻자 야구에 통달한 '도사'같은 답이 돌아왔다.
"저도 4년 정도 전까지만 해도 가슴에 사표를 품고 다녔어요. '지금도 할 만큼 했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그래서 그때는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마음속에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갔어요. 이 나이를 먹으면 한 치 앞도 모르잖아요. 지금은 잘하고 있어도 당장 다음 달부터 고꾸라질 수 있잖아요."

삼성 최형우, 손아섭 밀어내고 통산 안타 1위로…2천623개
(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기록의 사나이' 최형우(42)가 통산 최다 안타의 새 주인이 됐다.
최형우는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4타수 4안타로 맹활약하며 통산 최다 안타 수를 2천623개로 늘려 손아섭(두산 베어스·2천622개)을 밀어내고 통산 최다 안타 1위로 올라섰다. 사진은 이날 경기장에 전광판에 표시된 최형우의 최다안타 신기록. 2026.5.3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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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왕조의 기억, 그리고 팬들을 향한 진심
과거 삼성 왕조 구축의 핵심 멤버였던 최형우는 이제 팀의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귀중한 경험을 전수한다.
특히 후배들에게 기술적인 조언보다는 경기에 임하는 태도와 꾸준함을 강조한다.
최형우는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1년에 100경기 나가면서 3할 치지 말고, 144경기 나가면서 2할 8푼을 쳐라'는 것"이라며 "어린 선수들은 3할을 치고 싶어서 미친 듯이 하다가 다치고 자리를 비운다. 주전이라면 라인업에 박혀 있는 것 자체가 팀에 엄청난 공헌"이라고 역설했다.
현재 팀 분위기에 대해서는 "지금은 최고다. 알아서 다 잘하는 시기라 신난다"면서도 냉정한 평가를 잊지 않았다.
그는 "예전에 경험했던 삼성 왕조 시절은 투타 모두 완벽했다. 지금 우리 팀은 아직 빈틈이 있다. 이걸 채워가면서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우승 반지가 이미 한 손을 채우고도 남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정상으로 향해 있다.

홈런재킷 입는 최형우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삼성 최형우가 9회초에 스리런 홈런 날리고 홈인하며 재킷을 입고 있다. 2026.4.7 iso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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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는 삼성에서 4번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고, KIA 타이거즈에서는 두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최형우는 "이승엽 선배처럼 우승 반지가 넘쳐나도 또 하고 싶은 게 우승"이라며 "스포츠인은 우승만을 위해 미친 듯이 고생한다. 그것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오기 때문에 해도 또 하고 싶은 게 우승이고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팬들의 끊임없는 응원은 42세 베테랑을 뛰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최형우는 "10년이라는 공백기 때문에 젊은 팬분들은 내 존재를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늙은이가 왔다'는 것보다 '야구 잘하는 늙은이가 왔다'고 생각하게끔 보여주자고 마음먹었다"며 "그런데 생각보다 나를 잘 모르셨던 분들도, 어린이 팬들도 너무 열광적으로 응원해 주신다. 그 힘을 받아서 더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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