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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된 미영관계속 찰스3세 방미…70년전 모친의 해빙역할 재연?(종합)
입력 2026.04.28 12:07수정 2026.04.28 12:07조회수 0댓글0

엘리자베스 2세, '수에즈 위기' 1957년 방미해 긴장 해소 왕실외교
이란戰 등 둘러싸고 악화한 양국관계 해결할 찰스 3세 외교력 주목


미국 국빈방문한 영국 찰스 3세 국왕 부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워싱턴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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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이란 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영국의 관계가 냉각된 가운데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커밀라 왕비와 함께 27일(현지시간) 나흘간의 미국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청에 따른 방미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국왕 부부와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 17분께 백악관 남쪽 현관에서 찰스 3세 부부를 직접 맞이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찰스 3세는 악수하며 인사했고,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한 뒤 백악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백악관이 풀기자단에 제공한 간략한 행사 관련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찰스 3세 부부는 백악관 그린룸에서 티타임을 한 뒤 백악관 주방 정원 인근 사우스론에 새로 설치된 백악관 벌통(beehive)을 둘러봤다.

백악관은 지난 24일 백악관 건물 모양으로 만들어진 이 벌통을 설치함으로써 연간 꿀 생산량이 약 30파운드(13.6㎏) 늘어날 것이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전한 바 있다.

찰스 3세 부부는 백악관 벌통을 둘러본 뒤 백악관을 떠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백악관 사우스론에 설치된 '백악관 벌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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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진행되는 찰스 3세 방미 행사의 핵심은 28일에 몰려 있다. 백악관 공식 환영식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회동을 갖고, 미연방 의회 합동회의 연설을 한다. 백악관 연회 만찬도 둘째 날 일정에 포함돼 있다.

방문 사흘째인 29일에는 뉴욕의 맨해튼 9·11 추모 공간을 찾아 헌화하는 등의 일정이 잡혀 있으며, 30일에는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 등 버지니아주에서 마지막 날을 보낸다.

왕세자 시절 19차례 미국을 찾은 찰스 3세가 2022년 즉위한 이후 미국을 국빈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 국왕이자 그의 모친인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57년, 1976년, 1981년, 2007년 등 4차례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찾았다.

엘리자베스 2세의 첫 미국 국빈 방문이던 1957년은 미국과 영국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했던 때였다.

이집트의 1956년 수에즈 운하 국유화에 반발한 영국과 프랑스, 이스라엘이 이집트에 대해 군사행동을 감행했고, 이에 미국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재정적 압박을 가해 미영 관계는 크게 틀어졌다.

엘리자베스 2세는 이때 미국을 찾아 영국 왕실의 전통적 외교 리더십인 '소프트파워'를 한껏 펼쳤다. 31세였던 여왕은 젊고 친근한 이미지를 앞세워 미국 내 부정적 여론을 잠재워 영국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외교적 불신을 희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과는 사적 편지를 주고받을 정도로 친분이 깊어졌다고 한다.

티타임 갖는 영국 찰스 3세 국왕 부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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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의 이번 방미 역시 양국 관계의 긴장 수위가 상당히 높아져 있다는 점에서 약 70년 전 상황과 닮은 꼴이다.

올해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편입 야심 등으로 균열이 시작된 양국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와중에 영국에 군사지원을 요청했지만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를 사실상 거절하면서 더욱 악화한 상황이다.

이번 찰스 3세 국빈 방미 목적은 공식적으로는 미국 독립 250주년을 찾아 양국 역사, 현대 관계를 기념하는 것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영국뿐 아니라 국제사회는 찰스 3세가 모친이 했던 것처럼 양국 간 정치적 긴장을 완화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찰스 3세를 둘러싼 화려한 의전 행사와 일반인들과의 만남이 올여름 미국이 건국 250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에게 영국과 미국이 얼마나 많은 공통점을 가졌는지를 상기시켜줄 수 있다는 희망이 다우닝가 10번지(영국 총리실) 안팎에 존재한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을 앞두고 찰스 3세에 대해 "훌륭한 신사", "정말 용감하다", "오랫동안 내 친구였다" 등으로 표현하며 환대를 예고했다.

하지만, 이란 전쟁에서 자신의 도움을 거절한 영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에 대한 깊은 불신과 불만을 드러냈던 트럼프 대통령이 찰스 3세 면전에서 전통적 외교 관례를 깨뜨리는 노골적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하는 사람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찰스 3세 국왕의 국빈 방문 기간 이란과 나토, 영국의 디지털서비스세 등의 이슈가 회담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영국령 포클랜드섬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 찰스 3세에게는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다.

친트럼프 성향인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미영 관계가 악화한 것을 계기로 '말비나스'라고 부르는 포클랜드 제도가 영국의 식민지 지배 상황에 놓여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되찾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민감한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상황은 28일 백악관 회동 자리에서 발생할 수 있어 보인다.

NYT는 이를 "찰스 3세의 이번 방문 중 가장 큰 정치적 위험이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측 관계자들은 미 대통령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이 계획에 없다고 밝혔지만, 그런 정치적 퍼포먼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갈망하는 것이라는 게 NYT의 분석이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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