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초63의 한국 여자 100m 4위 기록 보유…2018·2022 아시안게임 못 뛴 아쉬움

트랙을 떠나는 강다슬
(부산=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제106회 전국체전이 끝나고 은퇴하는 스프린터 강다슬이 19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일반부 100m 결선이 끝난 뒤, 지인과 후배들에게 받은 꽃다발을 앞에 두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원본프리뷰
(부산=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결승선을 통과한 강다슬(33·광주광역시청) 앞에 꽃다발이 여러 개 놓였다.
함께 100m 레이스를 펼친 후배들은 강다슬에게 다가와 포옹했다.
후배들이 눈시울을 붉히자, 강다슬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한국 육상 여자 100m 역대 4위 기록(11초63)을 보유한 강다슬은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를 은퇴 무대로 삼았다.
19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일반부 100m 결선이 끝난 뒤, 지인과 후배들이 마련한 '작은 은퇴식'이 열렸다.
이날 강다슬은 12초19로 4위를 해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경기 뒤 만난 강다슬은 "3주 전까지만 해도 다리에 통증이 있었는데, 예선과 결선을 잘 치러 다행"이라며 "마지막 100m 경기니까 시상대에 오르고 싶었는데…. 후배들보다 내가 부족했다. 나는 최선을 다했으니 괜찮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은퇴하는 스프린터 강다슬
(부산=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제106회 전국체전이 끝나고 은퇴하는 스프린터 강다슬이 19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일반부 100m 결선이 끝난 뒤, 꽃목걸이를 걸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원본프리뷰
강다슬은 이영숙, 김하나 계보를 잇는 '한국 육상을 대표하는 여자 스프린터'였다.
고교 시절에는 청소년 대표에 발탁됐고 충남대 재학 중에 성인 국가대표로 뽑혔다.
2016년에는 11초63을 기록하며, 1994년 이영숙이 작성한 한국 기록(11초49)을 깰 후보로 주목받기도 했다.
부상을 여러 번 겪으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2020년(11초75), 2021년(11초87) 한국 여자 100m 연도별 최고 기록 세웠고 다시 다친 뒤에도 2023년과 2024년 전국체전 여자 100m 2위에 오르며 반등했다.
올해 5월 구미에서 열린 아시안선수권대회에서는 이은빈(해남군청), 쌍둥이 자매 김소은, 김다은(이상 가평군청)과 역주해 여자 400m 계주 한국 신기록(44초45)을 세웠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강다슬은 이선애, 정한솔, 김민지와 44초60의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11년이 지나 강다슬은 10살 이상 어린 후배들과 새로운 한국 기록을 만들었다.

11년 만에 한국 기록 세운 여자 400m 계주 대표팀
(서울=연합뉴스) 31일 경북 구미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25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여자 400m 결선에서 44초45의 한국 신기록을 세운 대표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소은, 강다슬, 이은빈, 김다은. 2025.5.31 [대한육상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원본프리뷰
강다슬은 "어느 순간, 회복이 더디고 예전에 했던 훈련량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걸 느꼈다"며 "아직 후배들과 경쟁할 수 있을 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어서 올해 트랙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다슬의 남편은 2002년 부산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110m 허들에서 동메달을 수확한 박태경 광주광역시청 코치다.
강다슬은 "남편이 '지금까지 충분히 잘했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라'며 내 결정을 지지해줬다"고 밝혔다.
은퇴를 결심한 뒤에는 후련함을 느꼈지만, 아쉬움이 남는 순간들이 있다.
강다슬은 "2017년과 2018년에 11초6, 11초7대 기록을 꾸준히 냈다. 그런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는 부상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다"며 "2022년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1위(11초76)를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1년 연기됐다. 2022년 말에 다쳤고 회복이 더뎌서 2023년 대표 선발전에서 6위(12초20)에 머물렀다"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전국체전 육상 여자 100m 우승한 이은빈
(부산=연합뉴스) 19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여자 100m 결승에서 우승한 이은빈(해남군청, 오른쪽)이 4위를 한 강다슬(광주시청)에게 축하받고 있다. 2025.10.19
[대한육상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원본프리뷰
당대 한국 여자 최고 스프린터로 활약한 강다슬은 아시안게임 메달, 한국 기록 경신을 완수하지 못했다.
강다슬은 "정말 뛰어난 스프린터로 기억되고 싶었는데….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몸을 낮추며 "그래도 부상과 나이에 따른 기량 저하에 맞서서 치열하게 노력한 선수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제 강다슬은 후배들에게 배턴을 넘긴다.
강다슬은 "김다은, 김소은, 이은빈 등 아직 어린 후배들이 벌써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서로 발전해, 아시아 무대로 올라섰으면 한다"며 "그동안 많은 응원을 받고 뛰었다. 우리 후배들에게도 많은 관심 보여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강다슬을 따랐던 후배들은 100m 결선이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그의 곁을 지켰다.
jiks79@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