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궐석재판서 '진압명령 추정 음성' 테이프 재생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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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지난해 퇴진 후 인도로 도피한 셰이크 하시나(78)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대학생 시위 유혈진압 혐의에 대한 국내 궐석재판에서 사형을 구형받았다.
17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검찰은 전날 수도 다카 법원에서 열린 하시나 전 총리의 반인도적 범죄 혐의 궐석재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해 7월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할당에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를 무력 진압하도록 지시, 유엔 추산 최대 1천400명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작년 8월 초 유혈진압에도 시위가 잦아들지 않자 총리직에서 물러나 인도로 달아났다.
그는 교사, 선동, 공모, 방조, 집단살해 방지 실패·조장 등 5개 반인도적 범죄로 기소됐지만 재판 참석을 거부한 채 인도에 계속 머물고 있다.
이날 재판에는 시위과정에서 총상으로 얼굴을 훼손당한 남성 등 여러 증인이 출석했다.
또 검찰은 하시나 전 총리가 시위대에 치명적 무기를 사용하라고 직접 군병력에 명령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음성이 담긴 테이프도 재생했다.
재판 후 검찰은 취재진에 "우리는 그(하시나 전 총리)에 대해 법정 최고형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 한 명을 살해하면 한차례 사형에 처하는 게 법"이라며 "그는 1천400명 살해에 대해 1천400차례의 사형이 선고돼야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기에 최소 한 번의 사형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시위과정에서 저질러진 모든 범죄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하시나 전 총리와 함께 반인도적 범죄혐의로 기소된 전 내무장관 아사두자만 카말도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지난 6월 1일 하시나 전 총리 등 세 명의 반인도적 혐의 재판을 개시한 후 지금까지 수개월 동안 관련 증언을 들어왔다.
부패 등 다른 혐의로도 기소된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 7월 법정모독죄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은 상태다.
당국에 의해 활동이 금지된 하시나 전 총리의 정당 아와미연맹(AL) 측은 그가 시위유혈 진압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본국 법원의 권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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