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회담서 미군주둔비용 부담 증액 요구…韓에도 유사 주장 펼듯
우크라전쟁 관련 "잠시 두 아이가 싸우게 놔두자"…적절성 논란 예상

백악관서 열린 미-독일 정상회담
[워싱턴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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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베를린=연합뉴스) 조준형 김계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독일에 주둔하는 미군이 유럽 안보 뿐만 아니라 독일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회담에서 우리는 (주독미군으로) 약 4만5천명에 달하는 많은 사람을 파견하고 있다"며 "그것은 많은 병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독일) 경제 발전에 좋은 일"이라며 "그들(주독미군)은 높은 급여를 받는 병력이고, 독일에서 많은 돈을 쓴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뒤 "독일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덧붙였다.
주독미군이 유럽 안보는 물론 독일 경제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유럽 진영 핵심 국가인 독일이 미군 주둔에 대한 대가를 더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는 독일과 마찬가지로 미군이 주둔 중인 한국에도 향후 정상회담 등 계기에 같은 요구를 할 수 있음을 예상하게 하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과 독일이 관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 어린이"가 주변에서 말리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친 듯이 싸우는" 상황과,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양측 선수가 심판의 용인하에 일시적으로 주먹다짐을 벌이는 상황에 비유하면서 "가끔은 그들이 한동안 싸우도록 한 뒤에 그들을 떼어 놓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월 자신의 집권 2기 취임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외교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좌절감을 표현한 것으로 보이나, 침략자와 응전자가 명백한 이번 전쟁을 '아이들 싸움'이나 '아이스하키 경기의 몸싸움'으로 비유한 것을 놓고 적절성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둘(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일부 '나쁜 피'(bad blood·나쁜 감정)가 있다"며 "나는 그것을 처리해야 하고, 총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이 국방예산 지출을 늘리고 있는 점을 알고 있다고 밝힌 뒤 "그것은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2차 대전 때 독일에 맞서 싸운 맥아더 장군을 언급, "맥아더 장군이 그것이 긍정적이라고 할지는 확신을 못하겠다"는 '뼈있는 농담'을 하면서 독일의 국방예산 증액 규모가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독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유럽연합(EU)과 미국 간의 무역협상에 대해 "좋은 무역 합의를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메르츠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간인 오벌오피스(미 대통령 집무실)에 오게 돼서 기쁘고 (미국과의) 협력관계를 심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 대해 "우리는 매우 좋은 대화를 했다"며 "복잡성(미중간 제네바 합의를 둘러싼 이견), 주로 희토류와 관련된 것들을 바로 잡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우리가 중국과의 관계와 무역 합의에서 매우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그(시 주석)는 나를 중국에 초청했고, 나는 그(시 주석)를 이곳으로 초청했으며, 우리는 모두 수락했다"면서 "나는 어느 시점에 퍼스트레이디(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거기 갈 것이고, 그도 중국의 퍼스트레이디와 함께 여기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내 중국인 학생에 대한 비자를 공격적으로 취소하기로 한 방침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며 "그들이 미국에 오는 것은 우리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런 뒤 그는 "우리는 외국인 학생들이 오길 원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검증을 받기를 원한다"고 부연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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