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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아야 하루 한끼…아프리카 남부 최악 기아 위기
입력 2024.10.16 01:29수정 2024.10.16 01:29조회수 0댓글0

엘리뇨 현상으로 수개월간 가뭄


가뭄으로 말라버린 땅에서 우물 찾는 짐바브웨 주민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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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엘니뇨 현상으로 수개월간 가뭄이 이어지면서 아프리카 남부가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기아 위기에 직면했다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15일(현지시간) 밝혔다.

WFP는 이날 성명에서 "가뭄이 아프리카 남부의 2천700만명 이상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이같이 경고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은 지난 5월에 끝났으나 엘니뇨가 유발한 가뭄으로 농작물 재배철을 한차례 놓친 아프리카 남부에서는 그 여파가 아직 이어지고 있다.

아프리카 남부에서는 올해 들어 레소토, 말라위, 나미비아, 잠비아, 짐바브웨 등 5개국이 가뭄과 그로 인한 기아로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다.

대형 카리바 댐의 수력 발전에 의존하는 잠비아와 이 댐을 공유하는 짐바브웨는 댐의 수위가 너무 낮아 전력을 거의 생산할 수 없어 정전까지 겹쳤다.

나미비아와 짐바브웨 당국은 굶주린 주민에게 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코끼리를 비롯한 야생 동물의 사냥을 허용하기도 했다.

WFP는 현재 아프리카 남부에서 어린이 약 2천100만명이 농작물 작황 부진으로 영양실조에 걸린 것으로 추정한다.

톰슨 피리 WFP 대변인은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식량 위기"라며 "이 지역에서 건기가 시작되는 10월부터 수확기인 내년 3∼4월까지 매달 상황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농사는 실패했고 가축은 죽어 나가 아이들은 운이 좋아야 하루 한 끼를 겨우 먹을 수 있을 정도"라며 "즉각적인 지원을 위해 약 3억6천900만 달러(약 5천억원)가 필요하지만 기부금 부족으로 5분의 1 정도밖에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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