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지산 봉우리엔 아직도 소복이 흰 눈이 쌓여있다. 낮이 되면 녹았다가 아침이면 다시 쌓인다. 그래서 그런지 바람이 차갑고 춥기는 겨울 보다 더 심하다. 2주 전에 손님과 후 지노 미야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나오는데 어두컴컴한 마당에 전기 불빛이 훤히 비추는데 매화꽃이 활짝 피었다. 조명을 받아서인지 꽃의 색깔은 달랐지만 아름답기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겨우내 움츠리고 있다가 모처럼 나와서 외식도 하고 기 분도 좋고 해서 더 아름답게 보였으리라. 춥기는 여전한데 논두렁 밭두렁엔 파란 새싹들이 올라오고 있다.
나는 고향이 시골이라서 그런지 시골 풍경과 자연을 좋아한다. 한때 후지산 기슭에서 10여 년 생활할 당시에는 여러 종류의 나물이며(울릉 도 나물) 가축도 키웠다. 칠면조, 오리, 닭, 토끼, 개 등 힘은 들었지만 즐거운 일도 많았다. 주변의 자연 속의 산나물을 뜯어서 반찬을 해서 먹 고 닭이 낳은 계란을 가져다가 삶아서 먹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언젠가는 집사람이 계란을 가지러 갔다가 뱀이 계란을 물고 있는 것을 보 고 기겁을 하고 도망쳐 왔던 적도 있다. 지금은 추억이 되었지만, 나에겐 소중한 시간이었다. 매실을 따고 뽕을 따고 밤이며 감등을 따는 즐거 움도 우리들만의 것이다. 나는 한국에 가면 과일나무, 꽃모종을 사서 온다. 개량해서 건강하고 꽃도 아름답고 과일도 충실하다.
산에서 시내로 내려온 지 3년이 지나간다. 지금은 더 풍성한 가을이 기다려진다. 땀과 수고가 있었던 곳이어서 그럴 것이리라. 한때 3식이 라는 단어가 많이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매일 놀고먹는 사람 얘기인데 3끼니를 꼭꼭 챙겨 먹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봄이 오면 하나님 께서 만물을 소생케 하시고 생기를 보내 주시니 온 대지에 활력이 넘쳐난다. 이런 계절엔 3식을 하자.
첫째는 식목을 하자. 내가 어린 시절엔 산이 모두 민둥산이었다. 전부 베어다가 땔감으로 사용했으니, 산에 나무가 남아서 자랄 겨를이 없 었다. 1960년대 박정희 대통령의 특명으로 산림녹화 운동을 시작해서 오늘날은 전 세계 어느 나라도 부럽지 않다. 산이 높아서 아름답고 귀 한 것이 아니라 나무가 많아야 한다. 30년 전 독일 퀼른에 집회하러 가서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좌우에 울창한 숲이 부러웠다.
둘째는 인재를 심어야 한다. 사회 곳곳에 많은 인재를 심어서 푸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나라에 100년을 내다보고 사람을 심고 키워야 한다. 지금 20-30세대 대학교 학생들의 시국 선언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장래 소망이 보인다. 상록수와 같이 이 추운 엄동설한에도 추위에 떨지 않고 소신껏 뜻을 밝히는 청년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셋째, 마음에 꿈을 심어야 한다. 땅이 크고 넓어서 위대한 나라가 아니다. 전쟁을 잘한다고 훌륭한 나라가 될 수 없다. 경제력이 풍부해서 뛰어난 나라가 아니다. 링컨 같은 훌륭한 인물, 대통령이 많다면 인류 역사에 등불같이 빛이 날 것이요. 자랑스러운 나라가 될 것이다. 나라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대통령, 수백억 돈을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공무원, 수억의 뇌물을 거절하는 청렴한 정치인, 자기 소신을 굽히지 않 고 공정한 재판을 하는 법조인들, 사명감을 가지고 젊은이들을 올바르게 키워내는 교육자들, 장인정신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자기 위치에서 양심껏 땀 흘려 일하는 근로자들, 진리의 등불을 들고 썩어가는 이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영적 지도자들, 나라 장래를 위하여 원대한 꿈을 안고 공부하는 학생들. 이런 인물들이 많으면 나라를 안심하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1961년1월 20일 미국의 제35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14분간의 연설에서 역사에 기록될 명언은 내 나라가 너를 위해서 무엇을 해줄 수 있 는가를 묻지 말고, 내가 내 나라를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어라- 존 F. 케네디가 한 말이다.
내 나라를 위하여, 내 가정을 위하여,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며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청춘의 푸른 꿈을 꾸자. 푸 른 사회, 푸른 나라를 만들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