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선수 아버지 따라 시작한 유도…고교 시절 '세계 평정'
AG·세계선수권 우승자 김하윤 꺾고 출전 "부모님 목에 금메달 걸어드릴 것"

유도 여자 최중량급 간판 이현지
[국제유도연맹 홈페이지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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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동메달, 2025 세계유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딴 여자 유도 간판 김하윤(안산시청)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인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그를 넘어선 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이현지(용인대)다.
이현지는 남녕고에 재학 중이던 2024년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청소년유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초대형 기대주다.
일찌감치 세계 주니어 무대를 평정한 이현지는 지난해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뒤 거침없는 행보를 걸었다.
이현지는 시니어 데뷔 1년 만에 여자 78㎏ 이상급 최강자였던 김하윤의 최대 경쟁자로 떠올랐다.
둘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작년 6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선 김하윤이 준준결승에서 이현지를 꺾은 뒤 우승했고, 작년 12월 도쿄 그랜드슬램에선 이현지가 결승에서 김하윤을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3월에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이현지가 다시 김하윤을 꺾으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인전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유도 선수로는 유일하게 금메달을 땄던 김하윤은 이현지에게 가로막히며 2연패 도전이 물거품 됐다.
아시안게임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챔피언을 넘은 이현지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지난해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이현지는 최근 많은 국제대회 출전이 많지 않아 세계랭킹이 4위로 떨어졌으나 실력만큼은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을 다툰다.

결승에서 맞붙은 이현지와 김하윤
(서울=연합뉴스) 이현지와 김하윤(왼쪽)이 7일 일본 도쿄 체육관에서 열린 2025 국제유도연맹(IJF) 도쿄 그랜드슬램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힘겨루기하고 있다. 2025.12.7 [IJF 홈페이지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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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도 자신감이 넘친다.
그는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대회는 첫 국제종합대회라서 많이 떨릴 것 같았는데, 지금은 떨리기보다는 설렌다"며 "오히려 편안한 마음이 들어서 이상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차분한 마음을 경기 때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번 대회를 위해 많은 것을 철저하게 준비한 만큼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쟁자로는 중국 뉴신란(세계랭킹 8위), 몽골 마르사이한 아디야수렌(19위), 일본 무쿠노키 미키(27위) 등이 꼽힌다.
이현지는 "뉴신란이 가장 까다로운 선수인데, 대진상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크다"며 "잘 준비해서 꼭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출신인 이현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유도를 시작했다.
씨름 선수 출신인 아버지 이치훈 씨를 닮아 체격이 좋았던 이현지는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운동을 접했고, 특히 유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우승한 이현지는 중학교 3학년 때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고, 고교 1학년 때는 최연소로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이현지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유도를 시작했다"며 "선수 생활을 하셨던 아버지는 내가 힘들어할 때마다 격려해주시고, 고민을 들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엔 많은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는데, 최근엔 운동과 관련한 말씀은 거의 하지 않으신다"며 "아마 부담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으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내색은 안 하시지만, 많이 걱정하시고 조마조마하실 것"이라면서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서 메달을 부모님 목에 걸어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단체전 멤버로 출전하는 대표팀 선배이자 선의의 경쟁자 김하윤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현지는 "하윤 언니는 내게 좋은 말만 해준다"며 "경험이 많은 만큼 경쟁 선수들을 어떻게 대적해야 하는지 많은 조언을 해주는데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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