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대응 실패에 '복구보다 대통령부터 교체' 여론 확산
"현정권, 지진 탓 조기선거 압박 커져도 미국 업고 버틸듯"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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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베네수엘라에서 정부의 지진 대응 실패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정부를 지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지난달 발생한 강진은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붕괴한 이후 권력을 잡은 로드리게스 임시정부에 시험대가 되고 있다.
우고 차베스 정권 이후 20여년간 이어진 경제 붕괴와 정권 부패 속에 제대로 된 재난 대응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베네수엘라에서는 구조장비가 부족해 주민들이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파헤쳐야 하는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지역 주민들은 국제 구조팀의 지원에는 감사하면서도 정부로부터의 도움은 전혀 받지 못했다고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조 현장을 방문했던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생존자들로부터 "꺼져라"는 분노 섞인 야유를 받기도 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도 마두로 정권하에서 부통령 등을 지냈던 만큼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에 구조 장비와 구호물자를 보내는 한편 정부의 구조활동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면서 로드리게스 임시정부 감싸기에 주력하고 있다.

강진 후 수만명의 생사가 여전히 불명확한 베네수엘라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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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를 자신의 외교 정책 성과로 꼽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지진만 빼면 베네수엘라는 다시 행복한 나라가 됐고 사람들이 거리에서 춤을 추고 있다"고 말했다.
존 바렛 베네수엘라 주재 대사대리도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이 "완전한 투명성"을 보여준 현 정권에 "큰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두둔했다.
반면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 대해서는 베네수엘라로의 귀국을 막아서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진 발생으로 민심이 흉흉한 상황에서 마차도가 베네수엘라로 돌아가는 것이 정치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마차도 보다는 로드리게스 임시정부가 존속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FT는 이번 지진이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미래를 바꿀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분노한 민심이 로드리게스 임시 정부로 향해 조기 선거에 대한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진 발생 이후 블룸버그 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아틀라스인텔과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로드리게스 임시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63.3%에 달했다.
특히 새로운 대통령 선출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비율이 지진 복구를 선택한 사람들보다 많았다.
하지만 FT는 로드리게스 임시 정권이 지진 대응을 빌미로 정치적 전환을 계속해서 미룰 수 있으며, 미국도 이를 지지할 수 있다고 짚었다.
제임스 스토리 전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는 이런 상황이 "선거로 향하는 과도기를 질질 끌고 가려는 로드리게스 정권에 완벽한 구실을 제공해 준다"며 "그들은 상황을 지연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우뚱한 건물
(라과이라주<베네수엘라>=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30일(현지시간) 라과이라주 해변 언덕에 위치한 건물들 2026.7.1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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