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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에 말하지 마"…수사권 방해 포착, 쿠팡 유착 못 밝혀
입력 2026.03.02 02:33수정 2026.03.02 02:33조회수 1댓글0

상설특검, 부천지청 지휘부 직권남용 기소…상급청 보고 과정서 문지석 패싱
지휘부·쿠팡 간 유착 정황은 빈칸…직권남용 '동기' 못 찾고 수사 마무리 수순


특검 사무실 들어가는 안권섭 특검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과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을 수사할 안권섭 특별검사가 6일 서초구 사무실에서 열린 특검팀 현판식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2025.12.6 ha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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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휘부의 쿠팡 수사 무마 의혹을 수사한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엄희준 당시 지청장(현 광주고검 검사)과 김동희 당시 차장검사(현 부산고검 검사)를 기소한 데에는 휘하 검사의 의견을 무시한 것은 수사권 침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달 27일 엄 검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동희 검사를 직권남용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팀이 공소장에 담은 핵심 범죄사실은 엄 검사와 김 검사가 공모해 문지석 당시 부장검사(현 수원고검 검사)의 수사 권한과, 문 검사의 지휘 아래에 있는 쿠팡사건 주임검사인 신가현 검사에 대한 지휘·감독권한 행사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특히 특검팀은 김 검사가 문 검사의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 추가 수사 필요' 의견과 'CFS 압수수색으로 확보된 증거' 등을 상급청인 인천지검과 대검찰청에 보고하지 않았고, 이를 문 검사에게도 공유하지 않은 과정에 주목했다.

특검 수사 결과 김 검사는 지난해 3월 10일부터 '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기록을 주임검사인 신 검사로부터 회수한 뒤 직접 상급청에 전할 불기소 취지의 '2차 사건 처리 예정 보고서'를 작성했다.

김 검사는 같은 해 4월 15일 이 보고서 초안을 엄 검사에게 보고한 뒤 신 검사에게 전달했고, '문 검사에게는 참고용으로 보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사흘 뒤인 4월 18일에는 신 검사에게 이 보고서를 인천지검 등 상급청에 보고하라고 지시하면서 "부장(문 검사)한테 말 안 했지?", "보고 진행 중인 것을 말하지 마라"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특검팀은 파악했다.

신 검사는 김 검사 지시대로 보고서의 '쪽수'만 표기한 뒤, 내용에는 손을 대지 않고 상급청 보고 절차를 진행했다.

보고서는 4월 22일 인천지검을 거쳐 대검에 보고됐고, 문 검사는 이 과정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김 검사는 신 검사에게 '부장 패싱'을 지시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했고, 그 결과 문 검사의 수사할 권한과 부하직원을 지휘·감독할 권한이 방해받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김 검사와 엄 검사가 문 검사의 의견을 수용하고 주요 증거물을 대검에 제대로 보고했다면 CFS에 대한 수사가 무혐의로 종결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봤다.

엄 검사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신 검사에게 무혐의 처분 가이드라인을 준 바 없다', '불기소 관련 회의에 문 검사도 참석해 동의했다' 등의 발언을 했지만, 특검팀은 이 발언이 모두 허위 증언이라고 판단했다.

엄희준·김동희 검사

[촬영 김인철·전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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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특검팀은 엄 검사와 김 검사가 이런 과정을 거쳐 CFS 수사를 무혐의로 종결한 '동기'를 찾아내지 못했다.

부천지청 지휘부가 쿠팡 측의 청탁을 받고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은 특검팀 발족의 기폭제였다.

특검팀은 김 검사가 신 검사 대신 상급청 보고용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김 검사와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CFS 측 김앤장 변호사와 직접 소통한 정황은 포착했다.

이에 특검팀은 김 검사에게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해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원활한 수사를 위해 협조를 구하는 차원의 일상적인 소통이었다는 김 검사의 주장을 반박할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엄 검사 또한 CFS, 김앤장 측으로부터 청탁받은 정황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당시 보고 라인에 있던 대검 이재만 당시 노동수사지원과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김종현 당시 공공수사기획관을 전화로 조사했지만 유착 관계를 포착하진 못했다.

오는 5일 수사 종료를 앞두고 있어 이대로 직권남용의 '동기'는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엄 검사와 김 검사는 이를 두고 무리한 기소라고 반발했다.

엄 검사는 기소 당일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은 옛날 안기부가 사건을 조작했듯 증거를 조작해 기소했다"며 "문지석의 사적 복수를 대신해주기 위해 공적인 특검이 법리와 증거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에 이 사건은 '우리가 대검에 보고할 때 중요한 증거를 누락했다', '김동희 차장이 공무상 비밀을 누설했다' 등이 이슈가 돼 특검이 출범했다"면서 "그런데 이런 혐의로는 어느 하나 기소되지 않았다. 그것만 봐도 문지석 부장이 저희를 무고한 것이 밝혀지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김 검사도 당일 입장문을 내고 "특검은 증거와 법리를 무시하고 '답정(답이 정해진) 기소'를 했다"며 "직권남용에서 가장 중요한 '동기'는 밝히지 못한 채 자신들과 다른 결정을 내렸으니 책임을 묻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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