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목록화 조사·연구 입찰 공고…아시아태평양전쟁 관련 현장 파악
"심각한 직무유기" 비판도…국가유산 등록 기준·보존 방안 등 검토

국가등록문화유산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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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동원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현장이 제대로 보존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가유산청이 뒤늦게 나섰다.
17일 조달청 나라장터 등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최근 '일제 강제동원 관련 현장 목록화 조사'를 주제로 한 연구 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국가유산청이 국내 강제동원 현장을 조사하는 건 사실상 처음이다.
2013∼2016년 아시아태평양전쟁과 관련한 유적을 지역별로 파악해 보고서를 펴낸 바 있으나, 당시에는 일본군이 한반도에 건설한 군사 시설·건축물을 주로 다뤘다.

인천광역시 등록문화유산 '인천 조병창 관련 유물 일괄'
인천육군조병창 기능자양성소 훈련생이 쓴 엽서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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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연구 과업 내용서에서 "일제가 아시아태평양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정책적·조직적으로 자행한 강제동원 관련 현장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자행한 강제동원과 관련된 현장 실태를 조사하고 연구해 근현대 문화유산 자원을 발굴하고, 국가유산 지정·등록 기초 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이란 일제가 아시아태평양전쟁(1931∼1945)을 수행하기 위해 국가권력에 의해 제국 영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적·물적·자금 동원 정책을 뜻한다.
일제는 1931년 만주 침략 이후 전선을 확대하면서 한반도 내 각종 물자를 빼앗아 가고, 군수 물자 생산 및 수송 작업에 인력을 동원했다.

인천광역시 등록문화유산 '인천 조병창 관련 유물 일괄'
인천육군조병창 기능자양성소 견습공 졸업증서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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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펴낸 활동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한반도 안팎에서 군인, 군무원, 노무자로 강제 동원된 한국인은 780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위원회가 일본 내 공식 발간물과 자료집, 신문 기사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당시 노동자를 강제 동원한 작업장은 한반도 안에서만 7천467곳에 달한다.
탄광과 광산, 군수 공장, 군의 공사장 등을 모두 아우른 통계다.

광복 80주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구술 사진전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광복 80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광주 서구청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구술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2025.8.14 iso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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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남아있는 일제 강제동원 현장을 제대로 조사·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정치권에서 먼저 나왔다.
진보당 손솔 의원은 지난해 9월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유산청은 국내 강제동원의 흔적을 찾기 위한 연구 용역을 한 차례도 수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원실 설명에 따르면 일제에 의해 건축된 철교, 사택 등 67건이 근현대 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지만, 일제의 강제동원을 확인할 수 있는 유산은 인천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이 유일하다.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동원 피해 현황
2016년 펴낸 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등 지원위원회 활동 결과 보고서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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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의원은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 배상을 촉구하면서 정작 국내에서 자행된 일제의 강제동원 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라며 체계적인 조사와 관리 방안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올해 근현대 유산 분야 과제로 일제 강제동원과 관련한 부분을 포함했다.
연구 용역을 거쳐 강제동원과 관련한 현장의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분석하고, 국가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한 세부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12월까지 조사·연구를 진행한 뒤, 향후 일제 강제동원 관련 현장의 효과적인 보존·활용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역광장의 강제징용 노동자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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