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가자위 전략·기업개발부문 EVP, 국내 언론과 첫 인터뷰
"글로벌 에너지 수요 2050년까지 10%씩 성장…석유화학 핵심 성장동력 될 것"
(다란[사우디아라비아]=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샤힌 프로젝트는 아람코가 한국의 석유화학 산업과 시장의 미래를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쉬라프 알 가자위 전략·기업개발부문 총괄수석부사장(EVP)은 "한국에서 진행 중인 샤힌 프로젝트의 경제적 타당성과 장기적 가치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 중인 아쉬라프 알 가자위 아람코 총괄 수석부사장
(다란[사우디아라비아]=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17일(현지시간) 사우디 다란에 위치한 아람코 본사에서 아쉬라프 알 가자위(Ashraf A. Al Ghazzawi) 사우디 아람코 전략·기업개발부문 총괄수석부사장(EVP)이 인터뷰하고 있다. 2025.12.17 burn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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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 위치한 아람코 본사에서 진행한 해외 언론과 인터뷰에서다.
이날 인터뷰는 아람코가 핵심 파트너이자 중요 시장으로 삼고 있는 아시아의 언론을 상대로 회사 전략과 투자 방향 등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연합뉴스 등 한국과 중국, 일본의 주요 매체가 참석했다.
한국 언론과는 처음 만난 알 가자위 수석부사장은 아람코에 30년 가까이 근무했다. 현재는 회사 전체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투자와 글로벌 파트너십 및 국가 간 협력 등을 총괄하는 아람코의 핵심 경영진 중 하나다.
그는 글로벌 공급 과잉 국면 속 한국 석유화학 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샤힌 프로젝트가 중장기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확신했다.
알 가자위 수석부사장은 "샤힌 프로젝트는 아람코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중요한 사업으로, 아람코의 핵심 지식재산(IP)과 기술이 적용돼 있다"며 "가동이 본격화하는 시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아람코와 한국의 다운스트림(석유화학 제품·판매) 분야 협력이 단기 성과를 넘어 장기적·전략적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언급으로 풀이된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공사현장 전경
[에쓰오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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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금액인 9조원 이상을 들여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에 스팀 크래커(기초유분 생산설비)를 비롯한 대단위 석유화학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내년 6월 기계적 완공 후 하반기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연간 18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에는 아람코의 신기술인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 공정이 적용됐다.
지난 2022년 11월 아람코가 투자를 결정할 당시만 해도 우리 정부와 업계는 단일 사업 기준 최대 외국인 투자로 평가하며 한·사우디 협력 관계의 상징적 사례로 받아들였다.
다만 최근에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향후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공급 과잉과 마진 하락으로 기존의 석유화학 제품·판매 업체들에 대한 감산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알 가자위 수석부사장은 "(한국 석화산업 구조조정 상황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샤힌 프로젝트가 단기 업황이 아닌 중장기 시장성과 자본 배분 원칙에 기반해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우디 아람코의 정유시설
[아람코 공식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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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근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이 "중국발 추가 설비 용량 증가 등으로 마진이 하락했다"고 진단하면서도 석유화학 수요는 결국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 가자위 수석부사장은 "현재 글로벌 에너지 수요는 하루 약 3억4천만 배럴(석유환산량)로 2050년까지 약 1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 중 석유화학 부문이 핵심적인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샤힌 프로젝트 역시 이러한 중장기 수요 예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알 가자위 수석 부사장은 "(다운사이클에서) 덜 효율적인 사업자는 통합하거나 다른 선택지를 검토하도록 만들기도 한다"면서 "모든 국가는 에너지 정책을 설계할 때 장기적으로 에너지의 가격 접근성, 에너지 안보, 지속가능성을 모두 반영해야 하는 만큼 한국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에너지 정책을 결정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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