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지명시 탕평 모색…"경쟁 후보들 요직 기용해 당 통합 의도"
자민당 세제조사회장 교체…'적극 재정' 염두 "스타일 싹 바꿔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
[지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원본프리뷰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이달 소집될 임시국회에서 총리로 지명될 경우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을 방위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을 총무상에 각각 기용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또 외무상에는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을 발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 하야시 장관, 모테기 전 간사장은 모두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다. 출마자는 5명이었으며, 다른 후보자인 고바야시 다카유키 의원은 이미 자민당 요직인 정무조사회장으로 임명됐다.
방위상은 한국 국방부 장관에 해당하며 자위대를 통솔한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총재 선거에서 1차 투표 상위 2명이 오르는 결선에 진출했으나, 다카이치 총재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농림수산상 이전에는 환경상을 지냈다.
하야시 장관은 외무상, 방위상, 농림수산상, 문부과학상 등을 역임해 각료 경험이 풍부하다. 총무상은 행정 운영, 선거, 소방·방재, 정보·통신 분야 업무를 관장한다.
모테기 전 간사장은 한일관계가 좋지 않았던 2019∼2021년에도 외무상을 맡은 바 있다.
요미우리는 "(총재 선거) 모든 후보자를 요직에 취임시켜 당 전체가 하나가 되는 체제를 만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한편, 다카이치 총재는 지난 12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세금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당내 조직인 세제조사회에 대해 "스타일을 싹 바꾸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고바야시 정조회장에서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을 재무성 출신 세금 전문가가 맡아 왔다는 점을 지적하고, 그들이 감세 정책에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고 은근히 비판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세제조사회장을 재무성 출신인 미야자와 요이치 의원에서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정조회장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아사히신문은 "미야자와 의원은 재원이 확보되지 않은 감세 요구에 저항해 왔다"며 "적극 재정을 내세운 다카이치 총재와는 기조가 다르다"고 해설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재가 원하는 정책을 시행하려면 일단 총리 지명선거에서 당선돼야 한다.
다카이치 총재는 자민당과 26년간 협력해 온 공명당이 연립에서 이탈하면서 위기에 놓였다. 자민당은 제2야당 일본유신회나 제3야당 국민민주당과 연정 구성 등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 정권 교체를 위해 유신회, 국민민주당과 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어 일본 정국은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이들 3개 야당은 이날 오후 간사장 회의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국민민주당은 자민당과도 간사장 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카이치 총재는 이날 오후 자민당 의원 간담회에서 공명당의 연립 이탈 경위를 설명할 예정이다.
교도통신은 내주로 전망되는 총리 지명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교섭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psh59@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