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슈만·에이미 비치 등 선곡…"남성 위주 클래식계에 색다른 도전"
피아노 대신 기타 반주 무대도…내달 25일 예술의전당서 리사이틀

소프라노 이해원 리사이틀 '더 보헤미안 걸' 포스터

[ANR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본프리뷰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여성 작곡가들의 서사가 녹아든 가곡으로 무대를 꾸몄어요. 부드러운 감성의 여성 가곡을 만끽해 보세요."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봄날'을 아트팝 형식으로 커버해 주목받은 소프라노 이해원(31)이 이번에는 클라라 슈만과 에이미 비치 등 여성 가곡을 들고 무대에 오른다.

지난 6월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70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보고 싶은 얼굴'을 불러 수많은 클래식 팬에게 감동을 준 이해원은 다음 달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홀에서 리사이틀 '더 보헤미안 걸'을 연다.

소프라노 이해원

[ANR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본프리뷰

1부 무대는 여성 작곡가들의 가곡으로만 채웠다. 클라라 슈만과 에이미 비치, 나디아 불랑제 등 클래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세계적인 여성 작곡가들과 국내 차세대 작곡가로 주목받는 정영주의 가곡을 선보인다.

이해원은 "남성 작곡가가 훨씬 많은 클래식계에서 여성 작곡가들만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을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남성 성악가가 대세인 한국 클래식계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관객에게는 클라라 슈만의 '6개의 가곡'과 에이미 비치의 '3개의 브라우닝 가곡'에 특히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이해원은 "클라라 슈만과 에이미 비치는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매력의 가곡을 작곡했다"며 "클라라 슈만의 정적이고 응축된 에너지와 에이미 비치의 드라마틱한 음색을 동시에 느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지훈의 동명 시에 곡을 붙인 정영주의 '고풍의상'도 기대할만한 무대다. 윤이상의 '고풍의상'과는 가사만 같은 별개의 작품으로, 이번 무대를 통해 사실상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다. 이해원은 "기승전결이 뚜렷한 매력을 가진 곡으로, 윤이상 '고풍의상'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판단해 프로그램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가브리엘 포레의 '3개의 노래', 프랑시스 장 마르셀 풀랑크의 '사랑의 길', 에릭 사티의 '당신을 원해요' 등 대중에게 익숙한 가곡들로 꾸며진 2부 공연도 기대된다. 1부가 틀을 깨는 모험적 무대라면, 2부는 관객이 고민 없이 편하게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구성했다.

이해원은 "'더 보헤미안 걸'이라는 공연 콘셉트에 어울리는 곡을 찾다 보니 익숙한 곡들을 선정했다"며 "워낙 유명한 곡들이어서 처음 공연장에서 듣는 관객들도 소위 '이지 리스닝'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소프라노 이해원

[ANR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본프리뷰

통상 가곡은 피아노 반주에 맞춰서 부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기타 선율에 맞춘 가곡도 들을 수 있다. 포레와 풀랑크, 사티의 가곡에 기타리스트 박종호의 연주가 더해질 예정이다. 그 외의 곡은 피아니스트 문재원이 협연자로 나선다. 이해원은 "늘 피아노 반주에 맞춰 가곡을 부르다가 기타 연주와 함께하니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일반적인 가곡 독창회와는 다른 매력의 공연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음대를 졸업한 뒤 독일 한스아이슬러 음악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이해원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한국에 머물며 다양한 공연을 이어간다. 이후 다시 독일로 건너가 박사 과정까지 마칠 계획이다.

이해원은 "항상 틀을 깨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성향이라 이번 공연처럼 파격적인 무대를 더 선호하는 것 같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다시 독일로 건너가 학업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h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