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부터 엄형찬까지…역대 아마추어 야구선수 미국 진출 59명

입력 22. 07. 06 09:42
수정 22. 07. 06 09:42

[연합뉴스 자료사진]

1994년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박찬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이래 순수 아마추어 신분으로 미국프로야구(MLB) 구단과 계약한 선수가 통틀어 59명으로 늘었다.

6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한국 프로야구 구단을 거치지 않고 고교·대학 재학 또는 졸업 당시 MLB 구단과 계약한 선수는 1994년 박찬호를 필두로 올해 엄형찬(18·경기상고)까지 59명이다.

올해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시장에 나올 고교 포수 '빅 3' 중 한 명으로 평가받은 엄형찬은 지난 4일 국내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 관계자와 만나 입단 계약서에 사인했다.

고교생 야구 선수가 가장 많이 미국 구단과 계약한 해는 2009년으로, 최지만(31·탬파베이 레이스) 등 8명이나 한국 대신 미국 구단을 택했다.

최지만을 뺀 대부분은 마이너리그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유턴해 KBO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

역대로 가장 많은 계약금을 받고 미국에 간 아마추어 선수는 성균관대 재학 중인 19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간 김병현으로 225만달러를 받았다.

최근에는 2018년 3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한 경북고 내야수 배지환이 125만달러로 가장 높은 액수에 사인했다.'
 

경기상고 포수 엄형찬이 4일 국내 모처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캔자스시티 관계자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계약서에 사인하는 경기상고 포수 엄형찬

경기상고 포수 엄형찬이 4일 국내 모처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캔자스시티 관계자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경쟁하겠다는 일념으로 미국 구단과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선수들의 도전 정신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고교 야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과거에는 학교 또는 일선 지도자들이 해외 진출을 장려·지원했다면, 요즘엔 선수와 학부모가 스스로 에이전트를 선임하고 미국행을 도모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고교와 대학을 포함해 아마추어 야구 황금기의 끝물이던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미국에 도전한 우리나라 아마추어 선수들은 대부분 세계적인 기량을 인정받아 계약금 100만달러 이상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그만한 스타급 선수가 크게 줄었고, 바로 미국으로 가는 것보다 한국프로야구를 거쳐 미국에 도전하는 길이 성공으로 향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늘면서 해외 도전 양상이 바뀌었다.

현행 KBO 규약상 미국 도전을 택한 선수와 이 선수의 모교가 치러야 할 기회비용은 제법 크다.

먼저 규약 107조를 살피면, 신인 선수 중 한국에서 고등학교 이상을 재학하고 한국 프로구단 소속 선수로 등록한 사실 없이 외국 프로구단과 계약한 선수는 외국 구단과 계약이 종료한 날부터 2년간 KBO 소속 구단과 계약할 수 없다.

미국에서 돌아와도 당장 KBO리그 구단 입단은 안 된다는 얘기다.

KBO는 또 선수가 외국 구단과 계약한 때로부터 해당 선수가 졸업한 학교에 5년간 유소년 발전기금 등 일체의 지원금을 주지 않는다.

2004년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서명한 협정서에 따르면, KBO 소속 프로 구단은 아마추어 야구 육성을 명목으로 계약한 선수의 중학교에 계약금의 3%(야구용품 지원만), 선수가 최종으로 졸업한 학교에는 계약금의 7%(야구용품 지원만)를 지원한다.

다시 말해 선수가 KBO리그 구단 드래프트에 참여하지 않고 해외 진출을 결정하면, 해당 학교는 다른 선수들을 한국 프로팀에 보내더라도 규약에 따라 5년간 지원금을 못 받는다.

이럴 경우, 미국 구단과 계약한 선수가 계약금 중 일부를 학교발전기금으로 기탁해 모교가 입을 손실을 보전한다고 한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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