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밤샘 공습에 11명 사망·19명 부상…6월 휴전후 최대 인명피해
레바논 "美 중재 평화협상 겨냥" 맹비난…이스라엘, 강경 노선 고집
미·이란 종전 MOU 무력화로 하위 조건인 이스라엘-레바논 휴전도 '흔들'

8월 15일 레바논 남부 데이르 알 자흐라니에서 한 남성이 인근 건물을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있은 후 자신의 집을 살펴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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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지난 6월 휴전 이후 최대 규모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레바논 남부 전선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무력화하고 중재국을 통한 협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양해각서에 명시됐던 레바논 휴전마저 심각하게 흔들리는 조짐을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레바논 보건부와 국영 통신사(NNA)에 따르면 전날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야간 공습으로 최소 11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남부 안사르 마을의 한 주택에서는 폭격으로 어린아이 3명과 여성 2명을 포함해 7명이 숨졌으며, 인근 데이르 엘 자흐라니 마을을 겨냥한 폭격에서도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이 자국 병력을 겨냥한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한 합당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알리 알 타헤르 고개에 있는 이스라엘군 보안 구역에서 헤즈볼라의 폭발물 탑재 드론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인 3명이 중상을 입은 것을 가리킨 언급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안사르와 데이르 엘 자흐라니 일대의 헤즈볼라 군사 인프라를 타격해 특수부대인 라드완 지휘관인 알리 사미르 알 하즈 하산과 하산 알라 등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레바논 정부 측은 격앙된 반응을 보인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희생된 여성과 아이들은 군사 목표물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이 역내 안정을 훼손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15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데이르 알 자흐라니 마을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주택에서 숨진 희생자의 시신이 담긴 비닐백을 구조대원들이 옮기고 있다. [A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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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 역시 이번 공습이 미국이 중재하는 평화 협상을 정면으로 겨냥한 분명한 메시지라고 지적했으며, 헤즈볼라 동맹인 나비 베리 국회의장은 국제사회가 전쟁을 멈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10월로 다가온 선거를 앞두고 우파 유권자를 의식한 이스라엘 정부는 좀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떤 전선에서도 계산되지 않은 채 남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의 군인과 시민을 강력하게 방어하겠다"고 천명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를 사실상 폐기하고 대치하는 국면에서 이스라엘이 소강 상태를 깨고 강경 노선으로 선회하면서, 레바논 전선에서의 휴전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 등을 둘러싼 한동안의 무력 충돌 이후 최근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협상의 동력이 사라진 가운데 카타르와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이 사태 수습을 위해 발 벗고 나섰지만, 양국 간의 접촉은 철저히 간접적인 '메시지 교환'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미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해협의 완전한 개방은 없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미국 역시 대이란 해상 통제와 제재 고삐를 죄면서 첨예하게 대치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 합의의 핵심 전제 조건으로 강력히 요구해 관철한 이스라엘-레바논 간 휴전·평화 프레임워크 역시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있다.
상위 협정인 종전 양해각서의 틀 자체가 사실상 무너져 내리면서, 하위 조건인 레바논 휴전도 통제력을 잃고 본격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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