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선호지역 매물 늘고 가격 하방 압력 커질 듯"
"전세보증금 올려 버틸 수도…장기적으로 전세매물 감소 영향"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홍국기 기자 = 정부가 1일 수도권·규제지역의 다주택자 보유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등 내용을 담은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발표하자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대출 연장이나 대환대출로 다주택을 계속 보유해 온 이들이 앞으로는 만기 때 현금 상환 또는 매각 부담이 커져 대출 규모를 축소하거나 보유 주택 수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조치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절세용 급매물을 내놓아 매물이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유예가 종료되는 5월9일 이후에는 매물 잠김 현상이 재현될 수 있는 만큼 계속 매물이 출회될 여건을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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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조치는 지난해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다주택자 신규 대출 금지에 이어 이미 대출을 받아 버티던 다주택 차주의 레버리지 유지 자체를 어렵게 하는 압박책"이라며 "단기적으로 수도권 주택 매물 증가를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대출 비중이 큰 서울 강남권 다주택자들에게는 대출 연장 제한조치가 강제 매각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이를 피하고자 상급지 고가 아파트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에는 2030년까지 가계부채를 관리한다는 로드맵까지 나온 만큼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선호지역 고가 아파트 매물이 더 나오고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엄격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정책대출 비중의 단계적 축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별도 관리 목표 신설 등 부동산 관련 유동성 관리 방안도 시장 안정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은 대출 문턱과 반비례 관계"라며 "대출금리가 7%에 달하는 상황이라 지금도 부담이 큰데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지면 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성이 줄어든다는 것이고, 이는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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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정부가 사업자 대출이나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을 통한 우회적 주택자금 마련 경로를 차단할 방안을 함께 내놓은 것은 상급지 주택 매수 심리를 위축시켜 가격 안정을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P2P 대출은 실제 40억원을 넘는 초고가 시장에서 매수 수단으로 많이 쓰였고 사업자 대출도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한 고소득 전문직군을 중심으로 자주 활용됐다"며 "이런 우회 대출이 차단되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초고가 시장 중심으로 가격 조정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보다 집값이 크게 낮았던 시기에 적은 대출로 주택을 사들인 다주택자들은 상대적으로 대출 상환 부담이 적어 전세 보증금을 올리는 등 방법으로 버틸 가능성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금 다주택자 매물은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고 나오는 것"이라며 "제도권 대출이 연장되지 않더라도 전세 보증금을 올려 임차인으로부터 사실상의 대출을 내는 방법도 있어 어떤 다주택자들에게는 대출 제한이 큰 압박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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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책의 영향으로 매매시장에 대해서는 안정 효과가 기대되지만 다주택자들이 공급해 온 전세 매물이 줄어 월세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함영진 랩장은 "임차인이 있는 경우 오늘 기준으로 유효하게 체결된 임대차 계약은 종료일까지 만기 연장을 허용했지만 임차시장에 대한 완충일 뿐 전세 매물 감소에는 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고가 주택 매수는 어려워진 반면 대출 규모가 크지 않은 중저가 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남혁우 연구원은 "대출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15억원 이하, 특히 10억원 이하 지역은 이번 대책에 따른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작아 보이며 실수요 유입은 꾸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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