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한은, 내년 은행 차액결제 담보율 100%로…'디지털 뱅크런' 대비
입력 2024.04.15 04:46수정 2024.04.15 04:46조회수 0댓글 0

SVB 사태로 결제실패 위험 부각…결제 시차 없는 RTGS 시스템도 검토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한국은행이 은행 간 차액결제 실패를 대비해 은행으로부터 받아놓는 담보의 비율을 내년 8월까지 100%로 높이고, 실시간 총액결제(RTGS) 시스템 도입도 추진한다.

SVB 본사 정문 앞에 길게 늘어선 줄

(샌타클래라[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금융규제 당국의 예금자 보호 조치로 예금 접근이 가능해진 13일 오전(현지시간) SVB 본사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서 예금 인출을 기다리고 있다. 2023.3.14 taejong75@yna.co.kr

원본프리뷰

모두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등의 지급 불능 사태에서 목격된 '디지털 뱅크런'(모바일 등 온라인 금융거래를 통한 대규모 예금 인출)이 만에 하나 국내에서 발생했을 때 금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한은은 15일 공개한 '2023년 지급결제보고서'에서 "지난해 8월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제공 비율을 70%에서 80%로 높였고, 올해 8월 90%, 내년 8월 100%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제공비율 인상 일정

[한국은행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원본프리뷰

차액결제는 결제 시스템에 참여한 금융기관 사이에 이뤄지는 이체 등의 자금거래를 그때그때 건마다 따로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을 두고 거래를 모아 마감한 뒤 각 금융기관의 줄 돈, 받을 돈을 합산해 차액만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 은행 간 소액거래는 차액결제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거래 다음 날 오전 11시 한은이 은행 사이 차액을 정산해주고 결제를 마친다.

예를 들어 어느 날 여러 건에 걸쳐 A 은행에서 B 은행으로 50만원이 이체됐고, B 은행에서 A 은행으로 100만원이 이체됐다면 당일 A 은행과 B 은행은 상대 은행으로부터 이체 건이 넘어올 때마다 우선 자기 돈으로 먼저 지급한다. 이후 다음 날 오전 11시 한은은 B 은행의 당좌예금 계좌에서 차액 50만원을 빼 A 은행에 넣어준다.

하지만 각 금융기관이 차액결제에 앞서 미리 지급하는 이 방식에서는 불가피하게 '신용 리스크(위험)'가 발생한다.

확률은 낮지만, 미국 SVB처럼 하루나 이틀 짧은 시간에 은행이 갑자기 파산에 이르면, 파산 은행을 상대로 거래한 은행들은 다음날 차액을 정산받을 수 없어 리스크가 연쇄적으로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은은 위험 회피 수단으로서 각 은행으로부터 차액결제 규모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국채·통화안정채권(통안채) 등을 담보로 받아두는데, 이게 바로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증권이다.

앞서 지난해 7월 한은은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로 인정하는 증권의 종류도 기타 공공기관 발행채, 지방채, 우량회사채 등으로 늘려줬다.

한은의 예고대로라면, 현재 80%인 담보 비율은 올해 90%를 거쳐 내년에는 100%까지 높아진다.

담보 비율 인상은 결국 신용 위험 해소 차원이다. 만약 담보 비율 80%인 상태에서 한 은행이 파산해 담보 외 20%의 미결제가 발생하면, 현행 손실분담제도에 따라 결제 시스템에 참여한 나머지 금융기관들이 우선 나눠 메워야 한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지난 2012년 제정한 '금융시장 인프라에 관한 원칙(PFMI)'에서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증권 비율을 100%로 권고한 바 있다.

결제방식별 신속자금이체시스템 도입 현황

[한국은행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원본프리뷰

한은은 아예 신용 리스크가 없는 실시간 총액결제(RTGS:Real Time Gross Settlement) 시스템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RTGS는 우리나라와 같은 이연 차액결제(DNS:Deferred Net Settlement) 방식과 달리, 수취인 계좌에 실시간으로 돈이 지급되는 순간 해당 건에 대한 은행 간 결제까지 완전히 마무리되는 형태다. 대표적 사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페드나우(FedNow)'다.

금융기관 사이 수많은 결제가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처리 정보량이 폭증하고 비효율적이라는 문제가 있지만, 최근 정보통신기술(ITC) 발달로 24시간 연중무휴 RTGS 시스템 구현이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거래 건마다 바로 은행 간 정산이 끝나는 만큼, 이연 차액결제와 같은 신용 리스크가 전혀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민간 금융기관과 협의를 열어 RTGS와 관련한 의견을 계속 수렴하고 있다"며 "향후 이를 통해 최적 성능의 RTGS 시스템 구성과 운영 방식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hk999@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좋아요
0
댓글0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0/300
한일생활정보 한터
한터애드
딤채냉장고
정애진 한국무용학원
소라방문카이고
글로벌로드
우에노 아메요코
에이스 종합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