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 박문균·신정원씨 유공 표창…가수 김재중·션도
라이온코리아·손보협회·함께하는사랑밭, 단체부문 표창

쌀 기부 천사 박문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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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첫 기부는 28년 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였어요. 힘든 시기였지만 다들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살피는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1인당 GDP(국내총생산) 3만불 시대이나 (기부) 규모는 오히려 작아지는 것 같아요."(27년간 총 3만㎏ 달하는 쌀을 기부한 박문균씨)
"작은 돈을 기부하는데 큰 변화 있을까 싶지만, 아니더라고요. 기부를 한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에게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30년간 아동 지원 업무를 맡아 기부해온 신정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사회공헌협력본부장)
서울시가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새로 만든 브랜드 '서울 나눔-이음'의 초대 시장 표창 수상자인 두 사람은 '기부'의 의미와 변화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어려울수록 커지는, 나누고자 하는 마음과 작지만 의미 있는 도움의 손길이 모여 세상을 변화시킨다고 했다.
박씨는 1998년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보며 백미 100㎏를 나누는 것으로 기부를 시작했다.
이후 매년 100㎏씩 늘려 기부해오면서 27년째인 올해에는 2천700㎏를 기증했다. 1998년 이후 박씨가 기부한 쌀만 3만7천800㎏에 달한다.
월남전 참전 용사이기도 한 그는 자신이 지급받는 보훈 수당도 매달 초록우산, 유니세프에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높은 가치를 지닌 황금 소나무, 사철 나무를 기증하기도 했다.
박씨는 "이웃을 사랑하고 나눔을 꾸준히 실천하는 생활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로 정착됐으면 좋겠다"며 "베풀 때마다 자긍심이 생기고 기분도 좋아져, 그래서인지 제 사업도 잘됐다. 어려울 때는 서로 조금씩 나눠야 한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신정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사회공헌협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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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본부장은 1994년 첫 월급을 탄 것을 계기로 기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31년 동안 아동결연 후원을 이어오며 총 1천116만원을 기부했다.
공익 활동 업무를 하며 서울시를 포함한 여러 기관과 협력해 사회공헌 사업을 주도, 작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천630억원 이상을 모금해 서울지역 아동의 복지 증진과 기부문화 발전에도 기여했다.
기업동행정원 사업, 양육시설을 개보수하는 '초록빛 보금자리' 프로젝트, 다문화가정 아동 온라인 교육 지원, 아동 장학금 사업 등을 추진했다.
신 본부장은 "기부하는 작은 돈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신뢰를 갖고 기부하면 사회가 변하고, 지원받는 이는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랄 수 있다는 믿음과 용기로 기부를 시작해달라"고 말했다.

가수 김재중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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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와 신 본부장 외에 가수 김재중씨와 션씨도 개인 부문 표창을 수상했다.
김씨는 평소 음악에 꿈이 있는 서울시 어린이병원 발달장애 아동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된 '기적의 오디션' 멘토로 활동하고, 최근 3년 동안 연말마다 환아와 가족들을 위한 재능기부 공연을 했다.
2013년 3월 한일교류종합전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받은 출연료 전액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산불이나 코로나19 등 위기 시에 성금을 기탁했다. 지난해에는 신림종합복지관에서 봉사와 후원 활동을 하는 등 문화예술인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션씨는 아동과 환우,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봉사와 후원에 앞장섰다.
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하기 위한 '만원의 기적' 캠페인을 진행해 시민과 기업의 동참을 이끌었고, 승일희망재단 이사장으로서 고(故) 박승일 대표와 함께 국내 최초로 루게릭병 등 중증근육성 질환 전문 요양병원 건립을 주도해 지난 4월 '승일희망요양병원'을 개원했다.
'기부 마라톤', '미라클 365 런' 등 운동과 기부를 함께 하는 행사도 열었다. 자신의 콘텐츠 수익금을 구독자 명의로 기부하는 등 나눔 문화를 이끈 자타공인 '기부 맨'이다.

달리기도 하고 기부도 하고
(속초=연합뉴스) 15일 강원 속초시 장사동 영랑호 일원에서 열린 '2025 속초시 사회복지 대축제-복지 RUN'에 참가한 가수 션이 참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11.15 [속초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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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부문 표창은 라이온코리아(대표 한상훈), 손해보험협회(회장 이병래), 사단법인 함께하는사랑밭(대표 정유진)이 받았다.
라이온코리아는 출산 장려와 육아 지원을 위해 2013년부터 현재까지 '아장아장 캠페인'을 벌여 39만 가정에 57억원 상당의 위생용품을 기부했다.
2024년부터 5년간 서울 거주 임신부에게 45억원 규모의 위생용품을 무상 지원하기로 협약하기도 했다.
손해보험협회는 난자동결 시술 및 다태아 출생아 안심보험 지원(40억원), 반려동물 마이크로칩 등록 시술 지원(15억원), 침수 피해 대응 및 풍수해 보험지원(70억원)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했다.
또 소방·경찰공무원 유자녀 지원, 기후 취약계층 냉난방기 설치 지원, 저소득 중증 환자 의료비 지원 등의 나눔을 실천해오고 있다.
사단법인 함께하는 사랑밭은 서울시 아동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서울런과 연계해 다자녀가구, 지역아동센터를 돕고 있다.
사회복지관 연계 위기가구 발굴 및 의식주 지원, 저소득주민을 위한 김장 김치 지원, 고령 장애인, 은둔 청년 지원 등 지역 밀착형 복지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나눔 문화를 확산해 가장 약한 이웃을 돕고, 도시의 품격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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