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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세종 일회용컵 보증금제 곳곳 혼선…일부 보이콧
입력 2022.12.02 05:06수정 2022.12.02 05:06조회수 2댓글 0

보증금 음료값과 함께 결제, 무인반납기도 설치…점원들 제도 설명 분주


제주서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주도 내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을 대상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실시된 2일 오전 제주시 연동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보증금제도 시행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2.12.2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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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제주=연합뉴스) 이은파 전지혜 기자 = 2일 오전 제주시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무인 주문기에서 5천원인 카페라테를 주문해 일회용컵에 받으려 하자 자동으로 '종이컵 보증금' 300원이 포함돼 결제 금액이 5천300원으로 표시됐다.

매장 내 흘러나오던 음악이 중간중간 멈추고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고, 카운터 앞에는 일회용컵 무인 반납기가 한 대 설치돼있었다.

무인 반납기는 뚜껑·홀더·빨대 등을 제거하고 남은 음료를 비운 뒤 보증금 반환 앱의 바코드를 스캔하고, 컵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보증금이 반환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점원들은 포장 주문 고객들에게 음료를 내주며 "오늘부터 보증금 반환제도를 시작했다. 바코드를 훼손하지 않고 제주도에 있는 저희 브랜드 매장을 방문해서 컵을 반납하면 3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연신 설명했다.

한 남성이 따뜻한 음료를 일회용 종이컵에 받으면서 "공항에서도 반납할 수 있나요?"라고 묻자 점원이 "공항에는 저희 브랜드 매장이 없다"며 난처한 듯 답하기도 했다.

제주시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설치된 일회용컵 무인 반납기

[촬영 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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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부터 세종과 제주에서는 일회용컵 보증금제(이하 보증금제)가 시행되고 있다.

보증금 결제는 음료값과 함께 이뤄지기 때문에 불편함이 없지만, 보증금을 돌려받는 과정은 다소 번거롭다. 컵의 바코드를 인식한 뒤 보증금을 내줘야 해서 음료를 구매할 때와 비슷한 시간이 걸린다.

또한 보증금 중복 반환을 막기 위해 컵에 스티커로 부착되는 바코드가 훼손될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A업체 컵을 B업체 매장에 반납하는 이른바 '교차반납'도 현재 안 되기 때문에 컵 회수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시행 첫날이어서인지 곳곳에서 혼선도 빚어졌다.

일부 프랜차이즈 카페는 보증금제 적용 대상이 플라스틱컵만인 것으로 알고 보증금을 받지 않고 종이컵에 커피를 그냥 내주는가 하면, 의무 참여 매장이 아닌데도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줄 알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카페도 있었다.

박모(57·세종시) 씨는 "오늘 아침 출근길 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들러 테이크아웃으로 따뜻한 커피를 주문했는데, 점원이 '종이컵은 일회용컵 보증금제 적용 대상에 제외된다'며 보증금 300원을 함께 결제하지 않았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또 다른 시민은 "지역 한 행정기관에 설치된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면서 보증금제에 대해 물었더니 '걱정이 태산'이라고 하더라"며 "하지만 그 매장은 보증금제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 보이콧하는 매장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주도 내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을 대상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실시된 2일 오전 제주시 연동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보증금제도를 보이콧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2.12.2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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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일부 매장은 형평성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아메리카노가 1천500원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모 브랜드의 제주지역 매장 중 여러 곳은 '형평성 없고, 고객에게 보증금을 전가하는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를 보이콧 중입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수막을 내걸지 않았더라도 제주의 프랜차이즈 매장 중 여러 곳이 이날 보증금을 받지 않고 일회용컵에 음료를 내줬다.

제주프랜차이즈점주협의회는 앞서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어 "보증금제가 열악하고 영세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희생을 강요한다"며 "일방적 시행을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제도에 불편함이 있고 시행 매장은 전체 매장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다 보니 손님들은 자연히 제도 대상이 아닌 매장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관광지에서의 쓰레기 배출 문제가 심각한 제주 관광지에 있는 대형 개인 카페들조차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현재 제도 대상은 영세한 프랜차이즈 매장이 대부분이며 그마저도 수거와 보증금 반환의 불편함, 교차반납 금지 등으로 큰 성과를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보증금제 보이콧 매장이 몇 곳인지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지만 100여곳은 될 것으로 추측한다"며 "프랜차이즈점만이 아닌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으로 대상을 확대해 형평성 있게 시행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세종시청에 설치된 일회용컵 간이회수기

(세종=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세종시와 제주도를 대상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이 시작된 2일 세종시청을 찾은 한 시민이 1층 꿈앤카페 입구에 마련된 일회용컵 간이회수기에 갓 사용한 일회용컵을 넣고 있다. 2022.12.2 sw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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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객 반응도 다양했다.

양모(32)씨는 "외근하러 다니며 이곳저곳에서 커피를 자주 사 마시는데, 300원 때문에 일회용컵들을 모아놨다가 반납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결과적으로는 음료 가격이 300원 오른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모(35)씨는 "지난해부터 스타벅스에서 보증금 1천원을 내고 리유저블컵을 사용해봐서인지 크게 불편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다만 환경보호를 위해서는 개인 컵 할인 혜택을 더 줘서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는 방향이 바람직한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카페 등 식음료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받으려면 보증금 300원을 음료값과 함께 결제했다가 나중에 컵을 반납하면 돌려받도록 한 제도다.

환경부와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에 따르면 이날부터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등 51개(10월 17일 기준)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장 중 세종·제주의 532개 매장에서 보증금제가 시행된다.

대상 브랜드 세종·제주 매장은 총 620여개인데, 파스쿠찌와 맘스터치 제주 매장 등 일부가 보증금제 시행에 맞춰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아예 안 쓰기로 하면서 제외됐다.

이 제도는 애초 지난 6월 10일 전국에서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가맹점주 반발 등으로 시행이 유예되고 시행지역도 축소됐다.

[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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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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