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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픽!] 스스로 왕자가 된 여자들 이야기…'정년이'
입력 2022.12.02 12:34수정 2022.12.02 12:34조회수 0댓글 0

1950년대 큰 인기 누린 여성국극 소재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무대 위 공주는 물론 왕자와 장군까지 모두 여성 배우가 연기한다. 관객석에서 이들에게 열광하는 것도 여성 관객이다.

여자들이 만들고, 여자들이 향유하는 이 무대는 '프리다', '리지' 같은 2022년도의 여성서사 뮤지컬이 아니라 70년 전 우리 땅에 실재했던 여성국극이다.

웹툰 '정년이'

[작가 SNS 갈무리]

원본프리뷰

웹툰 '정년이'는 195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여성국극을 소재로 삼은 작품이다.

여성국극은 창과 무용, 재담, 연기 등을 모두 선보이는 전통극으로, 이몽룡, 온달과 같은 배역까지 여성 배우가 남장하고 도맡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도 여성국극처럼 주인공부터 라이벌, 조력자, 악역, 사랑하는 상대까지 모두 여성이다.

주인공 윤정년은 목포에서 조개를 팔며 생계를 이어가던 소녀로, 부자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막무가내로 매란국극단에 연구생으로 입단한다.

목청만 좋은 거친 원석이었던 정년은 시행착오를 통해 점차 무대를 사랑하게 되고 배역을 해석하는 능력을 갖추면서 여성국극의 왕자로 성장해 나간다.

이야기 구조는 간단하지만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서사에 숨을 불어넣는다.

방자 연기를 위해 맨발로 춤꾼을 쫓아다니는 왈가닥 정년은 물론이고 국극단 연구생 에이스임에도 어딘가 결핍이 있는 허영서, 정년을 사랑하지만 사회의 요구에 따라 결혼하기로 한 권부용 등 모든 캐릭터가 입체적인 면모를 갖고 있다.

1950년대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꽃 핀 여성국극이라는 소재가 오늘날 주목받고 있는 여성서사와 공명한다는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거나 이용당하고 나이가 찰수록 결혼 압박에 내몰리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면 70년 전의 이야기임에도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웹툰 '정년이'

[작가 SNS 갈무리]

원본프리뷰

3화와 마지막화에는 '소리, 춤, 연기 모두 빠질 것 없는 최고의 여성들만이 국극 무대에 오를 자격을 갖는다. 그중 가장 뛰어난 여성은 왕자가 사라진 이 시대의 왕자가 되어 인기와 명성 그리고 사랑을 얻는다'는 대사가 등장한다.

이는 여성국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제목 '왕자가 된 소녀들'에서 모티브를 딴 것으로 보인다.

수미쌍관처럼 반복되는 '뛰어난 여성이 왕자가 사라진 이 시대의 왕자가 된다'는 구절이 결국에는 이 작품이 가장 말하고 싶던 주제가 아닐까.

이 작품은 네이버웹툰에서 읽을 수 있으며, 조만간 창극으로도 재탄생할 예정이다. 국립창극단이 내년 3월에 웹툰을 원작으로 한 창극을 무대에 올린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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