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장애인 투표보조·동등한 정보 제공 등 참정권 보장 촉구
투표보조인 도움받아 투표용지 살펴보는 발달장애인
[촬영 김치연]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투표용지가 7장이라고 해서 누구를 찍을지 미리 공부하고 왔어요."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오전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장애인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장애인 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서울 용산구 원효로제1동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휠체어를 타거나 활동가의 안내를 받으며 투표소에 도착한 장애인 10여 명은 한 손에 복지 카드와 신분증을 꼭 쥔 채 투표소 입구를 따라 차례로 줄을 섰다. 투표를 앞둔 얼굴에는 긴장감과 설렘이 교차했다.
신원 확인 절차를 마친 뒤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로 이동해 투표를 마치고 나온 장애인들에게는 뿌듯함도 느껴졌다.
발달장애인 소형민(27) 씨는 "미리 투표를 어떻게 하면 되는지 지역센터에서 교육을 듣고 왔다"며 "이전에도 몇 번 투표해본 적 있어서 좀 어려울 것 같기는 했지만 혼자 투표했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 중 일부는 투표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투표했다.
선거관리원들은 '투표보조인 도움을 받고 싶다'는 발달장애인의 요구에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지정한 투표보조인 한 명과 함께 기표소에 들어가 기표를 진행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가족이 아닌 투표보조인 1명의 도움을 받을 경우 참관인 1명이 입회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참관인 없이 기표가 진행되는 등 일부 혼선도 빚어졌다.
투표소에 동행한 이승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활동가는 "오늘처럼 장애인 투표가 무리 없이 진행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라며 "발달장애인이 투표 보조를 요구하면 거절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모든 장애인 참정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인 단체 회원들이 2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장애인의 참정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5.27 kane@yna.co.kr
이날 사전투표에 앞서 장추련과 한국피플퍼스트 등 장애인 단체들은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모든 국민이라면 보장받아야 할 참정권을 장애인 유권자들은 여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방기하는 선관위는 반성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발달장애인의 경우 유권자로서 동등한 정보를 받지 못하고 있고, 지난 대통령 선거 때도 투표 보조를 거부당하는 등 참정권 침해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단체는 전했다.
이들은 ▲ 공적인 투표 보조 지원 ▲ 정당의 로고와 후보자의 사진 등이 담긴 그림 투표용지 제작 ▲ 이해하기 쉬운 선거자료 제공 ▲ 모의 투표 및 선거 관련 지역설명회 실시 등을 촉구했다.
chi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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