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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탕온탕 오간 얄궂은 날씨…속 썩은 배추밭 갈아엎을 판
입력 2022.05.27 01:28수정 2022.05.27 01:28조회수 0댓글 0

괴산 배추농가 냉해·고온피해 극심, 대만 수출도 차질 우려
  단양 마늘은 가뭄에 성장 멎어…충북 농경지 곳곳 피해 확산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하늘이 원망스럽네요. 배추 한 포기도 건질 게 없으니 속만 타들어 갑니다."
  충북 괴산에서 20년째 배추 농사를 짓는 문태복(67)씨는 26일 밭이랑에 힘없이 축축 늘어져 있는 배추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연합뉴스 김형우 촬영]

   

봄배추 출하 시기를 앞두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배추를 바라보는 문태복씨.

   

[연합뉴스 김형우 촬영]

   
   


  지난 3월 9천㎡나 되는 넓은 밭에 배추를 심었는데, 수확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모두 갈아엎어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그의 배추는 올해 들쭉날쭉한 이상기후에 직격탄을 맞았다.
 
  배추 모종이 뿌리내리던 3월 하순 기온이 0도 안팎으로 떨어져 냉해를 입더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30도를 웃도는 고온 피해가 겹치고 있다.
 
  이로인해 배추 성장이 멈추고 속이 썩어 수확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김형우 촬영]

   

봄배추 출하 시기를 앞두고 발생한 무사마귀병.

   

[연합뉴스 김형우 촬영]

   
   


  봄배추는 18∼20도에서 잘 자란다.
 
  그러나 이달 이 지역의 낮 평균기온은 24.7도에 달하고, 지난 23∼24일은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졌다.
 
  여기에 배추 뿌리가 기형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무사마귀병까지 확산해 문씨를 괴롭히고 있다.
 
  문씨는 "지금 상태라면 갈아엎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20년간 배추 농사를 지었지만, 올해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허탈해했다.'
 

   

[연합뉴스 김형우 촬영]

   

출하 시기를 앞두고 말라비틀어진 봄배추.

   

[연합뉴스 김형우 촬영]

   
   


  이웃 농가도 비슷한 피해를 겪으면서 괴산농협도 비상이다.
 
  이 농협은 올해 대만 수출을 위해 계약재배한 배추밭 23만2천639㎡ 중 68.5%(16만4천11㎡)가량의 수확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괴산농협 우승수 과장은 "지난 23일 대만 수출 배추 출하식을 할 예정이었지만, 물량 확보가 안 돼 행사를 취소했다"며 "수출 차질이 불가피해보인다"고 말했다.
 
  마늘 주산지인 단양지역 농가들은 가뭄까지 겹쳐 울상이다.
 
  단양군 가곡면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이석만(64)씨는 "밭이 바싹 말라 상품성 있는 마늘이 나올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마늘은 이맘때 한창 씨알이 굵어지는 비대기(肥大期)다.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으면 수분 공급이 안 돼 성장이 멎거나 불량마늘이 된다.'
 

   

[독자제공]

   

바짝 마른 단양 육쪽마늘 잎.

   

[독자제공]

   
   


  이달 단양지역 강수량은 6㎜에 머문다.
 
  지난해 185㎜의 3%에 불과하고, 평년 69.9㎜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단양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지금처럼 가뭄이 계속되면 알이 작아 상품 가치를 잃게 되고, 전체적인 생산량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며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관수 장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11개 시·군 중 청주·제천·증평·진천·영동 5곳에는 이날 현재 가뭄 '주의 단계'가 내려진 상태다. 나머지 6곳도 이보다 한 단계 낮은 '관심 단계'다.'
 

   

[독자제공]

   

가뭄에 물 공급하는 단양 마늘밭.

   

[독자제공]

   
   


  최근 6개월간 이 지역 평균 강수량은 165.7㎜로 평년(291.5㎜)의 56.8%에 머문다.
 
  영농철 농업용수 수요가 겹치면서 도내 저수지 186곳의 평균 저수율도 71.1%로 지난해 이맘때(85.1%)보다 14%p 낮다.
 
  충주댐 저수율은 36.7%로 전년(55.8%) 대비 19.1%p 떨어졌다.
 
  이로 인해 어린 고추·오이·고구마 모종이 말라 죽거나 수확을 앞둔 마늘·감자 잎이 시는 등 농작물 피해가 확산하는 추세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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